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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플랫폼 전쟁]①'넘사벽'은 무슨…구글 보고있나?

  • 2016.06.13(월) 18:21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낮춰 개발자 유인…판도 변화 예고
이통3社·네이버도 전열 정비…페이스북도 게임 복귀 파장

구글에 밀려 국내 앱스토어 시장에서 존재감이 떨어졌던 애플과 이동통신 3사 및 네이버가 시장 탈환을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내년부터 국내 게임 서비스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을 위협할만한 새로운 플랫폼이 추가될 전망이다. 달라진 플랫폼 환경을 살펴보고 게임 개발사 등이 체감할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 이른바 앱스토어(App store) 영역에서 국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체는 구글이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스토어 전체 시장 규모는 4조5055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구글(플레이스토어)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인 51.4%에 달한다. 애플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이 강세(작년 점유율 76%)인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은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준말)'이다.

 

그동안 구글의 위세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후위 업체들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들고 나오는가 하면, 국내 이동통신3사 및 최대포털 네이버가 통합 앱스토어를 출범시키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구글이 장악한 국내 앱스토어 시장이 재편될 지에 관심이 모인다. 

 



◇ 애플, 앱스토어 정책 손본다

 

일반적으로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7대 3의 비율로 개발자와 앱스토어 업체가 나눠 갖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해 애플 앱스토어가 이 같은 비율로 개발자에게 일종의 자릿세를 떼어가고 있다.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 2008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7년간 무려 310억달러(한화 36조원), 순이익은 2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행처럼 굳어온 수익 배분 정책이 올 들어 달라지게 된다. 구글의 최대 라이벌 애플이 개발자들이 반길만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기 때문이다. 애플은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연례 행사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앞두고 앱스토어 정책을 크게 손봤는데 주요 개편 내용 가운데 하나가 수익 배분이다.

 

애플은 앱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배분 비율을 기존 70%에서 85%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애플 앱스토어 상에서 '구독 방식(subscription, 일종의 월정액 방식)'의 유료 서비스 앱 개발자는 기존보다 배분 몫이 커지게 됐다. 애플은 올 가을부터 게임을 비롯한 모든 앱 개발자들이 '구독 방식'의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지금까지 애플은 '애플 뮤직' 등 자체 서비스를 비롯해 잡지와 신문 같이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만 구독 방식을 적용해왔는데 영역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애플은 수익 배분 비율 조정에 따른 손실분을 앱스토어에 검색광고를 도입해 상쇄할 계획이다. 구글의 검색광고처럼 더 많은 노출을 원하는 앱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애플은 앱 심의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개발자 불만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는데 기존 1주일 이상 걸리던 기간을 24시간내로 단축키로 했다. 애플이 앱 개발자에게 후한 조건으로 정책을 내놓으면서 입점 업체 확대에 나서는 것이라 주목된다. 국내 앱스토어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작년 기준 33%로, 수년째 구글에 밀려 2위 자리에 머물고 있다.

 

◇ 토종 앱스토어, 구글에 '도전장'

 

구글에 밀려 존재감이 없던 토종 앱스토어 업체들도 시장 탈환을 위해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이달부터 통합 앱장터 '원스토어'를 공식 출범시키고 구글이 장악한 앱스토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스토어는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앱스토어인 SK텔레콤의 'T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 스토어', 네이버의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 운영하는 형태다. 이들 4개 앱스토어의 시장 총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2%에 불과해 구글과 애플에 비해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 국내 이동통신3사와 검색포털 네이버가 이달 1일부터 통합 앱스토어 '원스토어'를 정식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대대적인 프로모션이다. 예를 들어 매일 특정 시간 이용자에게 선착순으로 할인권을 준다거나 추첨을 통해 사이버머니를 제공하는 식이다. 실제 일부 게임의 경우 이용자가 결제한 금액 만큼의 마일리지를 100% 보상해주는 캐쉬 적립 프로그램 등을 과감하게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원스토어는 향후 3~4년 내 국내 앱 시장 점유율을 지금의 12%에서 4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3년간 앱 개발사에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네이버의 간편결제 '네이버페이'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붙여 이용자를 불러 모은다는 방침이다.

 

◇ 페이스북, 3년만에 게임 서비스 복귀

 

세계최대 SNS 페이스북도 구글의 플랫폼 아성을 깨뜨릴만한 강력한 존재로 꼽히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3년만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플랫폼의 패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국내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재개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정부의 사전심의 규제 때문에 지난 2014년에 게임 유통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지난달 국회에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더 이상 등급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 맞춰 게임 서비스를 다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고스톱과 포커, 카지노 등 성인 등급은 다루지 않는 대신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장르를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국내 서비스를 중단하기 전까지 영국의 킹(King)이 출시한 '캔디크러시 사가'가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가장 인기있는 게임 가운데 하나였다.

 

관련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막강한 SNS 기능과 이용자에 대한 정밀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서비스를 재개할 경우 구글을 위협할만한 존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페이스북 글로벌 월간활동이용자(MAU)는 16억5000만명에 이르며, 하루에 약 10억9000만명이 접속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페이스북 게임은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쉽게 즐길 수 있어 게임 서비스 진입 장벽이 낮다"라며 "구글을 비롯해 카카오톡 등 게임 유통 플랫폼을 위협할만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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