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애경의 백화점 사업은 구로점이 시작이다.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 주도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옛 공장 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다가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2003년 수원점을 오픈하고, 2007년에는 경기 분당의 삼성플라자를 인수해 현 ‘AK플라자(PLAZA)’로 이름을 바꿔 달았고, 평택·원주점을 추가해 현재 5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에 이어 백화점 업계 5위로 매출은 2조1100억원(2015년)에 이른다.
에이엘오(ALO·Applied Logistics Outsourcing)의 주요 사업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간단하다. 홈페이지(alohr.com) 만한게 없다. 게시된 연혁 및 사업영역이 죄다 애경 백화점 AK플라자의 아웃소싱 사업으로 도배 되다시피 한다. AK플라자의 주차, 환경미화, 보안, 인력 채용 대행 등을 맡아한다. 뿐만 아니다. 애경이 2014년 12월 오픈한 특1급 호텔 ‘노보텔 엠배서더(수원)’의 객실 관리, 주차 관리 등도 한다. 애경의 복합쇼핑몰 ‘와이즈파크’ 광주 충장로점과 부산 광복점의 시설관리도 한다.
에이엘오 역시 채 부회장의 외숙모 김보겸 우영운수 회장 일가 소유다. 2013년 말 현재 주주명부를 보면 김 회장과 아들 3형제가 균등하게 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경영은 삼형제 중 막내인 장대영(44) 대표가 맡고 있다. 서울예술전문대학 및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출신인 장 대표는 37세 때인 2009년 2월 대표에 올랐다. 이외 사내이사는 김 회장이 맡고 있다. 부인 권우진(38) 씨가 2012~2015년 감사로 활동했다.
우영운수 본사와도 걸어서 5분 거리인 지척에 위치해 있다. 에이엘오는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원래 이곳은 우영운수가 2012년 11월 인근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크로폴리스빌딩으로 이전하기 직전까지 자리 잡고 있던 곳이다.
에이엘오는 우영운수 계열의 백미(白眉)다. 2007년 5월 만들어졌지만 모회사인 우영운수나 앞서 설립된 비컨로지스틱스가 초라하게 보일 정도로 빼어난 수익성을 보여준다. 2015년 말 총자산 62억7000만원 규모인 에이엘오는 2013년 20억3000만원에서 작년에도 24억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이익률이 12.5%에 달한다.
AK플라자 수원점 및 평택점 사업부문을 분리·설립함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2013년 232억원에서 2014년 153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195억원으로 회복 추세다. 설립된 지 10년도 안돼 우영운수 계열의 주력 중 주력으로 자리매김한 양상이고, 애경의 백화점 사업이 우영운수 계열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를 통해 김 회장 일가에게는 알찬 배당수익을 얻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회사로 거듭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에이엘오는 2012년 결산배당 2억원에 이어 2013년에는 16억원의 중간배당과 10억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김 회장과 장우영 애경산업 전무 등 세 아들이 배당금으로 손에 쥔 돈이 2년간 28억원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우영운수 계열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를 거듭 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세기와 위력에 모두가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설립 3년차 기업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정도로 충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셋(INSSET)에서 이를 잘 엿볼 수 있다.
에이엘오에서 AK플라자의 수원·평택점 사업부문이 분리돼 2013년 11월 만들어진 계열사가 바로 인셋이다. 인셋 역시 우영운수나 에이엘오 인근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프리베로오피스텔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5년 말 현재 총자산 규모는 40억5000만원 정도다.
인셋은 설립 이듬해인 2014년 매출 82억4000만원에 이어 2015년에는 104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각각 20억원, 27억7000만원으로 이익률 24.3%, 26.6%로 2년연속 20%를 웃돌고 있다. AK플라자가 우영운수 계열에 얼마나 알짜 사업부문이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퍼즐이기도 하다.
인셋을 경영하고 있는 이는 김 회장의 둘째아들 장지영(46) 대표다.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장 대표는 인셋 설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외에 사내이사진과 감사는 김 회장의 며느리들로 구성돼 있다. 첫째, 둘째며느리 이윤진(47), 정정하 씨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또 막내며느리 권우진씨가 감사에 앉아 있다.
‘애경’이란 전제가 붙은 우영운수 계열의 성장은 무난함과 특별함이 공존한다. 이제 새로운 항해를 떠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 선장이 필요하다. 김보겸 회장이 일궈낸 가업을 대물림하고 있는 2세들이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비롯한 애경 본가(本家)의 외사촌들과 앞으로 또 어떤 사업적 교감을 갖고 발전시켜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방계家 사람들 ‘우영운수’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