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KB금융을 새 주인으로 맞아 보수적인 회계 잣대를 들이댔다. 현대그룹 계열 주식·채권이나 주가연계증권(ELS) 평가방법 등에 대한 깐깐한 회계 처리로 2년 반만에 적자를 내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1일 현대증권은 올 2분기 영업손실(연결 기준) 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936억원), 올 1분기(559억원)에 비해 적자 전환이다. 순이익 또한 135억원 손실을 내며 각각 839억원, 493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증권이 순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3월 결산으로 있던 2013년 3분기(10~12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순영업수익 또한 전분기(1916억원)에 비해 29% 감소한 1356억원에 머물렀다.
순영업수익 중 위탁영업 부문은 양호했다. 올 1분기 대비 9.9% 늘어난 554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9조4300억원으로 1분기 8조8000억원보다 10% 가량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금융(IB·288억원) 부문 역시 30.3% 뛰었고 금융 부문(759억원)도 5.5%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관리(106억원) 부문은 22.4% 감소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운용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39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 트레이딩 부문에서 ELS 평가방법 변경에 따른 손실과 함께 유가증권 손상차손 회계처리에 기인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ELS 리스크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평가방법을 변경하면서 기존의 잠재적 손실 가능성을 손실로 반영했다"며 "아울러 유가증권 손상차손 또한 기존에 보유 중인 현대그룹 계열 주식·채권과 기타자산의 보수적 회계처리에 따른 감액분"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실적 쇼크는 올 3월 KB금융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잠재 부실을 털어낸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KB금융은 오는 11월 현대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중이다. 이어 KB투자증권과 합병이 예정돼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27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증권사 중 4위에 오르고, 올 1분기에도 493억원으로 6위에 랭크되는 등 양호한 경영성과를 유지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