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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디폴트 공포]②핵심 쟁점 톺아보기

  • 2018.06.01(금) 11:13

업계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 필요성
신평사 부실 평가 논란…책임제 도입

국내에서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보증한 달러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646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발행됐다.

해당 ABCP는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인수했지만, CERCG가 보증한 다른 달러화 채권이 원금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처리되면서 ABCP 디폴트 우려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핵심 쟁점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 미래에셋대우 'NO' 한화투자증권 'YES'?

가장 먼저 CERCG에 관심을 가진 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미래에셋대우의 의뢰로 해당 채권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품 투자를 검토했지만 결국 리스크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포기했다. 이 상품을 한화투자증권이 맡게 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해당 ABCP를 유동화해달라는 기관 요청에 유동화만 해준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 전반에 공통적인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주관사로서 의무

정확히 언급하면 한화투자증권은 신용관리자다. 공모가 아니라 사모 형태다 보니 주관사가 달리 없어 신용관리자로 참여한 한화투자증권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딜을 설계하고 주관한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불완전 판매 논란도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개인 투자자가 아닌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라 불완전판매 논란은 합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품 평가에 대해서도 신용평가사의 등급을 신뢰하고 전달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주관사로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원금 회수를 위한 채권추심업무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신용평가사 책임 조항 필요 지적


ABCP 발행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CERCG가 중국 지방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A2'의 높은 등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발행 20일 만에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하며 'C'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CERCG는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민간기업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용평가사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유 자본을 일부 투자받는다는 이유로 분류상 공기업이 맞다고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 공기업이고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회사라는 이유로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선 금융회사는 공시 제도 등 신용평가사에 대한 책임 조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소송 가능성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테일 시장에 풀린 ABCP는 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중 KTB자산운용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채권펀드에 각각 200억원, 60억원이 잡혀 있다. 해당 펀드들은 모두 환매와 신규 설정 금지됐고, KTB가 해당 상품을 즉각 손실로 반영하면서 지난 30일 하루에만 수익률이 3.88% 하락했다. 평소 채권 펀드의 수익률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큰 손실이다.

이에 따라 펀드 가입자와 더불어 리테일 창구에서 직접 ABCP를 인수한 개인 투자자가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일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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