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키 금융불안과 관련해 한국의 직접적인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간접적인 익스포저까지 감안할 경우 1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한국투자증권은 "터키의 금융 및 투자, 무역의존도가 대부분 유럽에 집중돼 있어 한국의 직접적 익스포저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간접적 익스포저 존재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대(對)터키 익스포저는 지난 3월 말 현재 12억2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역거래 영향도 철강, 합성수지, 자동차부품 등에 한정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증권 형태의 익스포저 또한 터키 국채 외에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이 발행한 리라화 표시 채권 등 국내에서 판매된 총액은 1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간접적으로 대터키 익스포저에 노출된 채권은 예상보다 규모가 큰 수준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경고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타르국영은행(QNB, Qatar National Bank)이 터키 5대 민영은행인 파이낸스뱅크(Finansbank)를 2016년 인수했는데 QNB 자산의 15%, 여신의 13%대가 터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고 카타르 다음으로 익스포저가 큰 국가가 터키다.
따라서 터키의 금융불안 현상이 계속 악화일로를 걷는다면 QNB의 자산건전성에 상당한 훼손이 불가피하고 유럽 은행 등 서방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 활동에 대한 제약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카타르 소재 은행인 QNB와 도하뱅크(Doha Bank) 등이 국내에서 발행한 정기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은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주로 QNB가 발행한 것으로 파악돼 간접적인 대터키 익스포저는 채권 형태로 10조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QNB의 자산건전성 훼손이 심각할 경우 카타르 정부의 QNB 지원 가능성이 있어 상환능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 풀린 QNB 정기예금 ABCP 규모가 상당히 큰 만큼 터키 금융불안 양상이 계속된다면 QNB 정기예금 ABCP가 주로 편입된 머니마켓펀드(MMF) 등 국내 채권시장이 일정수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