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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발행어음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할 때

  • 2018.12.12(수) 16:31

발행어음 투자자문·일임 대상 자산에 포함
"시장 확대 위해선 용도 제한 완화가 우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종합금융회사가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투자자문이나 일임 상품에도 담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작 발행어음을 발행하는 초대형 IB(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선 아쉬움이 남는다. 판매 창구 다양화보다 시급한 것이 투자 용도 완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투자업의 역동적 비즈니스 성격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상시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 일환으로 투자자문·일임업자 현장 간담회를 통해 24개의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9개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해 12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투자자문과 일임 대상 자산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종합금융회사가 발행하는 발행어음을 포함하는 안이 포함됐다. 기존 펀드나 신탁의 경우에는 발행어음을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담을 수 있었지만 투자자문과 일임으로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규제를 풀겠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법이 시행되면 투자자에게 보다 다양한 투자자문과 일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다양화가 가능해 긍정적인 제도 개선임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발행회사가 아쉬움을 표하는 이유는 뭘까.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금융상품으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이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까지 3조7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판매했고,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기준 1조6000억원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지만 발행어음 수탁고 증가폭이 시장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발행어음 투자 용도 제한 때문이다.
 
발행회사는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발행어음 수탁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 또 기업금융 투자는 신용공여나 A등급 이하 기업 투자로 제한됐다. 
 
실제 A등급 이하면서 투기등급을 제외한 A~BBB 등급 기업은 한정적이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요건을 충족해 투자할 만한 기업이 국내에 충분치 않고, 해당 기업풀을 발굴해 확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도 한다. 
 
발행회사는 발행어음 판매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기업에 요건이 충족한다는 이유로 투자를 집행하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기대했던 발행어음 시장 확대도 먼 얘기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는 2군데에 불과한 데다, 현재 투자처가 없어 발행어음 규모를 늘리는 데 속도를 낼 수도 없어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서야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이 살아나 모험자본이 활성화돼야 기업이 살고 경제가 일어선다는 것을 인지하고 불필요한 자본시장 규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데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근본적인 규제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한번 기회를 놓치고 말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꿨던 한국형 골드만삭스, 글로벌 IB회사에 버금가는 초대형 IB는 언제쯤 마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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