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시장이 올해에는 11조원 규모를 넘어서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지난해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데다 이달 중 KB증권도 인가 여부가 결정이 날 것으로 보여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 외화 발행어음까지 판 키우는 1·2호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금융상품으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이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1호로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해 먼저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NH투자증권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업무를 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각각 4조3000억원, 1조8000억원가량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1년 만에 4조원 가까이 잔고를 늘렸고, NH투자증권 역시 연말 발행 목표치를 넘어서며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1월엔 기획재정부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는 외화표시 발행어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놨고 두 회사가 연이어 외화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으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 신규 사업자까지 가세…한투 제재는 불확실 요인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잔고는 전체 1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6조원, NH투자증권이 3조5000억원 가량의 잔고를 유지하고 KB증권이 신규로 발행한다는 전제에서다.
KB증권이 3호 사업자로서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B증권이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다시 냈고 이번 달 중 결론이 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다면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도 연내 인가 신청이 가능할지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인가 절차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다만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단기금융업 인가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올해 안에 시장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징계 여부는 불확실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에 발행어음 자금을 활용한 것을 문제 삼아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운용 규제 관련 제재 결론이 연기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단기금융업 영업정지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며 "관련 불확실성 있으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고 해도 올해 말 3조5000억원 수준의 잔고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