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모델 특례상장 2호'로 코스닥 입성을 야심차게 추진했던 캐리소프트가 상장을 돌연 철회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과정에 최근 증시 폭락으로 급격히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자 상장 계획을 틀어버린 것이다.
캐리소프트를 비롯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중소형 상장예비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7일 캐리소프트는 철회 신고서를 내고 주식시장 악화로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캐리소프트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현재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잔여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 성장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높이며 연내 상장을 이루기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캐리소프트는 지난 5~6일 이틀간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이후 청약(12~13일)과 납입(16일)을 거쳐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전날(6일) 서울 여의도에서 IR 간담회를 열고 '아시아의 디즈니'를 목표로 내걸며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수출 규제에다 미중 무역 갈등이 환율 싸움으로까지 확전하는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증시 등락폭이 확대될 것이란 예측에 몸을 납작 엎드리게 된 것이다.
김남식 캐리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의 시장 분위기에선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라며 "최대한 증시가 안정되면 바로 상장 계획에 착수할 것"이라며 말했다.
수요 예측 결과에 대해선 "시장 분위기가 너무 안좋아 결과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로 유명한 캐리소프트는 사업모델 기반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해 왔다. 이는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해도 전문기관에서 사업모델을 평가받아 일정 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캐리소프트의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대우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1만2900원~1만6100원)를 감안한 이 회사 몸값은 최대 1000억원 규모다.
유튜브 채널에 기반한 국내 콘텐츠 기업 가운데 1000억원대 기업가치가 매겨지는 곳은 캐리소프트가 유일할 정도로 유망주로 꼽혀왔다.
캐리소프트의 IPO 일정이 변경되면서 또 다른 상장예비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능성 식품소재 전문기업 네오크레마는 당장 이날부터 내일(8일)까지 이틀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네오크레마는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고 12~13일 청약을 받아 16일 납입을 거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원~1만1500원이며 일반공모를 통해 155억원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