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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과다입고 사고…증권사 거래 시스템 '또 구멍'

  • 2019.09.19(목) 10:57

한투증권, 실제 보유물량 1000배 매도주문
유령주식 사태 유사 사고 채권시장서 발생

전자증권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 전산 시스템 교체 미비로 실제 보유 물량의 1000배의 채권 매도 주문이 벌어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투자자 지적으로 주문이 취소돼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작년 4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고를 겪고도 증권사 시스템의 허점이 여전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9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전자증권제 시행 첫날인 지난 16일 오전 9시12분과 13분에 JTBC 회사채에 대한 매도 주문 300억원과 500억원 어치가 각각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채권시장에 나왔다. 주문 물량은 총 800억원으로 이 회사채 총 발행액 51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측은 전자증권제 시행으로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프로그램 설정으로 인해 발생한 오류라고 설명했다.

즉 고객이 다른 증권사 계좌로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옮기는 '타사 대체 채권'을 입고하는 과정에서 실제 금액의 1000배가 입력되도록 설정을 잘못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통 채권 거래 단위는 '좌'로 구분하며 1좌는 1000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시스템은 다른 증권사에서 넘어온 채권을 좌 단위로 계산해 1000배의 달하는 금액이 주문된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또 다른 투자자가 파악하고 지적, 문제를 인지한 한국투자증권이 정지 조치를 취해 거래는 체결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문제 발생 직후 이를 인지하고 매매 및 입출고 정지 조치를 취해 고객과 시장 피해는 없었으며 해당 프로그램 역시 수정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만일 고객 신고가 없었다면 한국투자증권의 거래 정지 조치가 더 늦게 취해질 수 있어 실제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증권사 실수로 있지도 않은 유령 주식 사태를 일으킨 지난해 삼성증권의 배당착오 사태나 유진투자증권의 미보유 해외주식 거래 사고와 비슷한 금융사고다.

앞서 금융당국은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사건 이후 거래 시스템을 점검하고 증권사 내부통제시스템 개선까지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유사한 사고가 채권시장에서 벌어짐에 따라 거래 시스템 문제가 또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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