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작년 말에도 재무 건전성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는데 추가로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메리츠증권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3자배정 방식으로 추진키로 결의했다. 신주 5865만주를 액면가(1000원)의 3.4배 수준인 3410원에 발행한다.
내달 2일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청약을 받고 납입까지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예정대로라면 메리츠증권의 발행 주식은 기존 6억1731만주(보통주)에서 6억7596만주로 늘어난다. 아울러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증권 보유 지분율은 기존 42.2%에서 47.1%로 4.9%포인트 확대된다.
메리츠증권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나 기관투자자 대상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및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외부 자금을 끌어모은 적은 있으나 최대주주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회사측은 "재무 건전성 개선 차원이며 최대주주의 자회사에 대한 재무지원 의지를 표명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신주 발행가를 이날(25일) 메리츠증권 종가와 동일한 수준인 3410원으로 할인율이 없게 결정한 것도 최대주주만 참여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서 보통주 주주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수치 개선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의 구NCR(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은 올 3월말 기준 151.3%에서 유상증자 이후에는 159.7%로 8.4%포인트 오르게 된다.
NCR은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뜻이며, 통상 150%에 다가서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받는다. 신NCR 수치 역시 유상증자를 거치면 기존 903.6%에서 1052.2%로 148.6%포인트 상승하면서 개선 효과가 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작년말 재무 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증권 업계 처음으로 발행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보통 30년 이상의 만기 조건이며 만기에 재연장이 가능하고 반영구적 성격을 띈다는 점에서 주식과 비슷하다.
메리츠증권은 이러한 자본확충 노력에 힘입어 작년 9월말 3조6000억원대의 자기자본이 올 3월말 기준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됐다. 이번 유상증자를 거치면 자기자본은 약 4조2000억원으로 더 늘어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 부채성 자본인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초대형 IB의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산정시 제외된다"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의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