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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TDF 6년, 이제 차별화를 논할 때" 

  • 2020.10.07(수) 15:01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전무
하나UBS행복한TDF 출시 6년…연 수익률 코스피200 상회
TDF 투자 시 기대수익률 설정 도움…자산배분 변화 체크해야

"TDF(타깃 데이트 펀드)가 다 똑같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TDF 투자자라면 기대수익률을 설정해 실제 수익률과 비교하고 시기별 자산배분의 변화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요즘 국내 TDF는 다 비슷한 것 같다는 물음에 대한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전무의 답변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 2014년 9월 행복한TDF를 출시했고 지난달 말로 6주년을 맞았다. 6년의 트랙레코드를 가진 TDF는 하나UBS운용 TDF가 유일하다. 6년의 성과에는 TDF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 사이 국내 TDF는 11개로 늘면서 선택지가 꽤 넓어졌고 엇비슷한 자산배분 구조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장호 전무는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하고 투자자도 이를 적극적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자산배분의 변화를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장호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MBA 과정을 마쳤다. 대우증권 국제영업본부를 거쳐 뉴욕법인 부사장을 지냈고 우정사업본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발을 담갔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투자공사에서투자전략팀장, 기획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현재까지 하나UBS운용 글로벌운용본부를 이끌며 TDF는 물론 각종 펀드 운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전무

◇ 하나UBS행복한TDF의 행복한 6년 성과

TDF 시장이 커지면서 때아닌 원조 논란이 인 적이 있다. 하나UBS행복한TDF는 그때마다 항시 거론된 TDF 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것이 설정일 기준으로는 가장 고참 격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6년 트랙 레코드를 찍은 TDF의 성과는 어떨까. 일단 나쁘지 않다. TDF2025부터 TDF2045까지 모두 코스피200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을 앞선다. 주식 비중이 가장 높은 TDF2045의 경우 연 4.08%, 채권 비중이 가장 높은 TDF2025는 2.98%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의 경우 2.69%다. 

물론 최근 증시 상승으로 수익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금융상품이 많다 보니 크게 도드라지진 않는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인 5.91%보다는 낮다. 하지만 퇴직연금 계좌에 TDF를 6년간 보유했다고 가정할 경우 TDF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장호 전무는 "출발 당시만 해도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수명이 긴 자금을 굴릴 수 있는 TDF에 주목했다"라며 "TDF를 통해 연금시장이 저수익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TDF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TDF의 경우 은퇴시점이 멀수록 주식 투자 비중이 높다. 노후를 위한 자금 운용을 주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내심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률의 변동성(위험)은 투자 기간에 반비례한다. 투자 기간이 1년인 경우 주식의 변동성은 18%에 달하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동성은 급속도로 감소해 20, 30년이 되면 오히려 4% 미만으로 떨어지며 채권의 변동성을 밑돌게 된다.

◇ 각기 다른 TDF 자산배분 조정 따져볼 필요

TDF 출시가 잇따르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메뉴판을 받아들게 됐다. 비슷비슷한 메뉴 중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이 되는 단계다. 마침 TDF의 경우 통상 글라이드 패스라는 큰 구조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게 그거라는 관념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장호 전무는 TDF도 차별화가 가능하고 실제 차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TDF는 일정 기간마다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합니다. TDF를 운용하는 동안 글라이드 패스 구조로 자산배분이 이뤄진다고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자산배분 비율이 조정되는지를 투자자도 알 필요가 있죠"

10년 이상 투자하는 자금이라면 적어도 현시점에서 어느 정도 비중에 투자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나UBS행복한TDF 2045의 경우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자산 비중을 80:10:10에서 최근 70:20:10으로 조정했다. 계단식으로 글라이드패스를 그려가고 있는 것인데 각 운용사의 TDF들마다 조정 주기나 배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모든 TDF에서 이를 잘 캐치할 순 없다는 점이다. 하나UBS운용의 경우 TDF 자산배분 조정 내용을 미리 고객들에게 고지하고 있지만 타 운용사들의 경우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은퇴시점이 멀수록 주식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언제,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전무는 "글라이드 패스 구조는 비슷하지만 이를 그려가는 것은 매니저의 몫"이라며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라면 본인이 넣는 돈이 어떻게 배분돼 투자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한 달에 한 번 운용 과정에 대해 '스토리' 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해 TDF 판매사에 전달하고 있는 점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 기대수익률 설정하면 도움…단기 수익률 좇지 말아야

자산배분 변화 내용에 대한 확인과 함께 TDF 투자 시 감안해야 할 또 다른 팁으로 나름의 기대수익률을 설정하고 접근할 것도 조언했다. 기대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의 갭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거 경험 상 대규모 자금을 맡기는 연기금 쪽에서도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합니다. 기대수익률과 실제 수익률 간의 갭이 적을수록 매니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죠"

투자자는 스스로 몇 년을 투자할지, 그 기간 동안 기대 수익률을 어느 정도로 할지 개략적으로 정하면 된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고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핵심은 TDF가 장기로 운용되는 만큼 기대 수익률보다 높든 적든 서프라이즈 한 성과보다는 기대 수익률 수준을 꾸준히 충족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대신 단기 수익률 자체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소 10년에서 30년 이상 매달 적립하고 운용 기간이 길수록 변동성이 낮아지는 구조를 감안한다면 단기 수익률 급등락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TDF뿐만 아니라 모든 펀드가 마찬가지"라며 "펀드 투자는 말달리기 경주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말을 고르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판매사들이 주로 펀드의 콘텐츠를 강조하지만 TDF든 다른 펀드든 운용사의 철학과 매니저의 역량이 결국 중요하다"며 "최소한 3년 이상의 투자를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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