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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이 남자 머릿속엔 온통 '결제혁명'

  • 2020.12.14(월) 09:00

토스페이먼츠 김민표 대표 인터뷰
"상거래혁신, 결제인프라 덕에 가능"
"기술적 진화로 파괴적 변화 이끌 것"

온라인 쇼핑몰 결제 과정에서 꼭 마주하는 창이 있다. 카드종류와 할부기간을 선택하고 결제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세련된 웹페이지 안에서 쇼핑경험이 만족스러워도 결제창은 왠지 억지로 끼워맞춰 놓은 것같이 불편하다. 앞으로도 거기서 거기일 것만 같은 온라인 결제과정을 뜯어고치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모바일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회사 토스페이먼츠다.

올해 8월 초 출범한 토스페이먼츠가 걸어온 길은 비록 짧지만 주목할 만하다. 가맹점의 보증보험을 대신 가입해주고 보험료까지 대신 내주는가 하면 정산기일을 기존 일주일에서 이틀로 대폭 축소했다. 어차피 결제수수료가 같다면 사업주 입장에선 토스페이먼츠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토스페이먼츠는 다양한 결제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토스페이먼츠의 현주소가 궁금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토스페이먼츠 사무실에서 김민표 대표이사를 만났다. 김 대표는 한양대 교통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 MBA를 마쳤다. 네이버와 씨티은행, 맥킨지 등을 거쳐 2018년 비바리퍼블리카에 합류했다. 두번 연속 러브콜을 받아 비바리퍼블리카라는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어 12년간의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왔다.

김 대표는 PG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데 일말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결제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PG사의 역할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혁신은 부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을 모토로 앞으로 PG사가 가진 가치를 10배 증폭시켜 시장에 파괴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것이 김 대표가 현재 갖고 있는 유일한 목표다.

지난 9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토스페이먼츠 사무실에서 김민표 대표이사(사진)를 만났다. 김 대표는 PG사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PG업계 혁신은 더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PG사 가치를 10배 증폭시켜 파괴적인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기술로 가치 전달하는 건 내 전공"

토스페이먼츠의 모체는 LG유플러스 PG사업부다.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와 해당 사업부를 3650억원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지난해 12월에 체결한 뒤 올해 8월 초 출범했다. 해당 사업부의 직원 60여명은 대부분 LG유플러스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토스페이먼츠로 이동한 직원은 소수에 불과했다.

팀을 새로 꾸리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변화에 대한 반감도 적었다. 전국 8만여개 가맹점 수는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시장에 혁신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됐다. 400평 남짓 사무실 안 70여명 직원들은 모니터 작업창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거나 삼삼오오 모여앉아 회의에 바쁜 모습이었다.

PG사는 온라인 가맹점과 카드사 등의 금융사 사이에서 결제를 대행한다. 가맹점에서 결제내역을 받아 카드사에 전달하면 카드사가 수수료를 떼고 PG사에 정산을 해준다. PG사는 여기서 다시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가맹점에 전달한다.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와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 간 차액이 PG사의 수익이 된다.

모바일로 카페에 음료 배달을 주문하고 미용실 예약을 관리하는 등 비대면 결제가 일상화하면서 PG사의 역할은 유례없이 커지고 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 등과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도 비대면 결제 인프라 없이는 자리잡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민표 대표는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 PG사업부 인수를 결정한 이후 8개월에 거친 인수 합병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당초 60명 규모였던 PG사업부 직원 대부분은 LG유플러스 잔류를 선택했다. 토스페이먼츠에 남은 인원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해당 사업부가 가진 가맹점 인프라를 무기로 현재 조직 세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전자상거래의 '상'과 '거래'를 담당하는 데가 PG사입니다. 지난 10여년간 변화가 없었죠. 가맹점이 수려한 웹페이지를 통해 이용자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도 정작 결제단계에 가선 촌스러운 결제창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어딜가나 서비스 내용은 똑같고요. 기술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생각은 토스페이먼츠 서비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가맹점은 PG사와 계약을 맺을 때 보증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맹점 신용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다. 토스페이먼츠는 보험료를 대신 내준다. 보험사 협의를 통해 요율이 낮은 맞춤형 상품을 설계하고, 가맹점 대신 직접 보험가입 당사자로 나서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통상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 정산기일은 이틀로 축소했다. 이렇게 되면 가맹점주의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급전이 필요할 때라면 더 유용하다.

하지만 PG사 입장에선 가맹점에 지급하기 전까지 돈을 굴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 대형 PG사의 경우 가맹점에 대금을 정산하는 며칠간의 시차를 활용해 매년 수십억원의 이자를 챙기고 있다. 김 대표는 "결정이 쉬웠다"고 말했다. "애플사가 아이팟 매출을 아까워했다면 아이폰은 출시하지 않았겠죠. 아이폰이 아이팟을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혁신을 이루고자 합니다."

◇ 포기하지 않으면 답은 나오기 마련 

내년에는 행보를 더 넓혀갈 생각이다. 가맹점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해 어떤 매출 효과를 거뒀는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매출이 오르긴 올랐는데 업권 전체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다. 토스페이먼츠의 존재감을 시장에 나타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커머스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결제 단계에서도 브랜드를 드러내고 싶어 하기 마련입니다. 쿠팡이 쿠팡페이를 통해 완결성 있는 쇼핑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요.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와 함께 성장하자는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내년엔 PG사의 가치를 10배 증폭시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포기와 성공은 한끗차이라고 말한다. 그는 "슬럼프나 고민의 크기는 나날이 계속 커지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답은 나온다"며 "훌륭한 동료들 사이에서 주어진 일을 완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토스페이먼츠는 이를 위해서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29개 직무 영역에서 40명을 뽑는데 다양한 사업군에서 2400여명이 지원했다. 김 대표는 '동료가 복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자기 일에 헌신적인 사람들을 한 자리에 끌어모아 시장에 근본적인 변혁을 일으키고자 하는 게 지금 대규모 채용을 실시하고 있는 이유다. 

"토스페이먼츠 덕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한다면 그걸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택도 없지만요. 저희가 잘하려는 영역은 명확합니다. 기술 혁신으로 시장에 변혁을 가져온 토스와 그 토스의 DNA를 이식한 토스페이먼츠가 B2B 영역에서도 기술적 진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죠."

포기와 성공은 한 끗 차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교 4학년 교환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체류하다가 시험 삼아 이력서를 넣어본 시티은행 공채에 덜컥 합격했다.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미팅에서 실수한 기억이 자꾸 떠올라 샤워하다 머리를 벽에 박았다. 맥킨지의 화려한 동료들 속에서 '나는 뭐하고 있는 건가' 고민도 해봤다.

"슬럼프나 고민의 크기는 나날이 계속 커지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답은 나옵니다. 포기 지점과 성공 지점은 사실 가까이 있는데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끈기가 중요한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모든 도전을 극복할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훌륭한 동료들 사이에서 주어진 일을 완수해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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