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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카뱅' 한투증권, 업계 첫 순익 '1조 장벽' 뚫었다

  • 2021.11.03(수) 17:15

[워치전망대]
3분기 누적순이익 1조2043억원
거래대금 감소에도 IB·WM 호조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로 수천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거둔데다 평소 강점을 지닌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박스권 장세 속에 주식거래 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업 전반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컸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IB와 WM 부문의 몸집을 키워내며 수익성을 개선한 점이 눈길을 끈다.

4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연말까지 다수의 IB 딜이 예정돼 있는 만큼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 역시 유효하다. 증권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연간 순익이 1조6000억~1조7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3분기 만에 순익 1조 돌파

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순익은 6210억원이다. 순익 기준 사상 최대치로, 전년 동기(2589억원)와 비교해 140% 폭증했다. 

이에 따라 1~3분기 누적 순익은 1조2043억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순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영업수익)은 12조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0.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1.1% 늘어난 1조63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도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사업부문 간 시너지 창출에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

카뱅 등에 업고 IB 실적 '쑥'

역대급 실적을 이끈 주역은 뭐니 뭐니 해도 IB 부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영업이익과 판관비를 더한 값) 5769억원 중 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억원으로 전체의 34%에 달했다.

3분기에 카카오뱅크와 현대중공업 등 대형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면서 관련 수익이 급증한 게 주효했다. 카카오뱅크의 세전 지분법 처분이익은 무려 5546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코로나 여파로 주춤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다시 활기를 띄면서 IB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지분법 이익을 제외해도 실적이 양호하다"며 "PF와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호조로 우수한 IB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동학개미를 진성고객으로

또 다른 실적 공신은 WM 부문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했음에도 한국투자증권의 WM 부문은 활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증시 활황을 기점으로 대거 유입된 고객을 진성고객으로 잘 정착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82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분기 769억원 대비 7.8% 증가한 것이다.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도 9월 기준 34조3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33조9600억원보다 1.2%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92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987억원 대비 감소했다. 증시 전반적으로 주식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일평균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4조9900억원으로 주식 거래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1분기 6조1000억원과 비교해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4분기 주춤할 듯…IB·WM는 기대

금리 상승과 거래대금 감소 등 증권업계 전체에 드리운 먹구름에 한국투자증권 역시 4분기 실적적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순이익에서 IB와 WM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실제 4분기에는 디어유, NH올원리츠 등 다수의 IPO와 진에어, 자이언트스텝, 삼성중공업 등의 공모증자 딜이 예정돼 있다. 

정준섭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거래대금 감소 영향으로 한국투자증권의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 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감안해도 연간 지배순이익 1조6000원~1조7000억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할 수 있는 유일한 증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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