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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국민 효자될까

  • 2021.12.10(금) 07:15

[디폴트옵션 시대 개막]①
9일 국회 본회의 '전원일치'로 통과
미국·호주 퇴직연금 수익률은 7%대

이르면 내년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그동안 퇴직연금이 주로 예·적금에 방치되면서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가운데 디폴트옵션 도입시 근로 소득자 퇴직연금의 전체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데 기대가 모인다.

디폴트옵션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드디어 한국도 퇴직연금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OECD 국가 중 한국 등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가 모두 이미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운영해 오며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효과를 톡톡히 내왔다. 

자산운용업계는 환호하는 분위기다. 디폴트옵션 도입시 자산운용사의 주요 퇴직연금 상품인 타겟데이트펀드(TDF)로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은행에서 금융투자업계로의 자금 이동이 한차례 일어난 가운데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제 2차 머니무브'도 점쳐진다.[편집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제 우리나라도 디폴트옵션 도입국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의 퇴직급여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9일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이날 해당 안건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재적인원 177명이 전원 찬성하며 손쉽게 통과됐다.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금을 직접 운용해야 하는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뒤 이를 방치했을 경우 사전에 근로자가 동의한 대로 자산운용사 등 전문 기관에서 대신 약정한 상품으로 운용해주는 제도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선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근로소득자가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 있어 자산운용의 전문성이 낮고 관심이 부족해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되다보니 수익률이 낮아 노후 소득재원 확충이라는 퇴직연금 제도의 원래 취지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디폴트 옵션내 원금보장형 상품 포함 여부를 놓고 여야의 갈등으로 오랫동안 표류해 오다가 이달 들어 이들 의견이 극적으로 합치되며 도입 급물살을 탔다. 여야가 국민 재산 증식을 공동의 목표로 삼으면서다. 

미국처럼 연평균 7.5% 수익률 찍을까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번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으로 시장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 증가를 점치고 있다. 일찍이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한 선진국들이 7%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서다. 수익률이 1%대에 머무르며 적금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듣고 있는 국내 수익률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디폴트 옵션이 시행된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7.54%로 매우 높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 호주 역시 퇴직연금에서 연평균 7.03%로 우수한 수익률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수익률은 처참하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중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1.74%를 기록했다. 전체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평균인 3.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에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말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67조2000억원 중 83%인 56조원 가량이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 있었다. 

원금보장형 포함됐지만 수익률 높을 것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해당 제도 내 '원금보장형'상품이 포함됐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에 가결된 법안은 원안이 아닌 수정안으로 원금보장형 상품이 디폴트 옵션에 포함됐다. 

애당초 금융투자업계는 디폴트옵션 제도에 원금보장형 상품을 제외하는 것을 추진했다. 그간 퇴직연금이 원금보장형에 방치되며 수익률을 못 내왔던 만큼 노후 소득재원 확충이라는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선 원금보장형 상품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여당도 이에 동의해 원리금 보장상품을 제외하는 방안을 강하게 밀었으나 야당은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반대했다. 결국 원리금 보장상품이 포함되는 것으로 여당과 금융투자업계가 한발을 양보하며 의견이 극적 타결 됐다.

다만 원금보장형 상품이 포함됐음에도 수익률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 내용중 디폴트 옵션에는 '하나 이상의 운용유형을 포함해야 한다'는 요건이 명시돼 있어서다. 원금보장형만 단독으로 설정할 수 없고 원금보장형에 타겟데이트펀드(TDF) 등과 같은 라이프사이클펀드, 보수적펀드, 혼합형펀드 등을 포함해 옵션을 구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는 이번 법안 통과 이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통해 퇴직연금 사업자가 원리금 보장상품을 단독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사전심의위원회를 통해 권고하는 내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디폴트 옵션 제도 내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포함된 것은 다소 아쉽지만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단독으로 구성되지 않고 다른 유형의 상품과 함께 혼합돼 하나의 옵션이 된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며 "단독 원리금 보장형 상품 대비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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