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눈에 띄게 활발해진 가운데 이번에는 퇴직연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금 현물 ETF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유용한 금을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5일 'KINDEX KRX금현물 ETF'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금 현물 ETF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선물이 아닌 현물 ETF인 만큼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투자 가능하다.
기존 금 투자 ETF의 경우 모두 파생형 구조의 금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인 탓에 연금계좌에서는 투자가 불가능했다. 국내 퇴직연금 감독규정 상 파생상품 매매에 따른 위험평가액이 자산총액의 40%를 초과하는 상품은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INDEX KRX금현물 ETF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을 반영하는 KRX금현물지수를 추종한다. 일간 성과에 금 시세와 원화 대비 미국 달러화(USD) 환율이 함께 반영되는 환노출형 상품으로, 투자자는 금과 달러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금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고 그 가치가 높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물가가 상승해도 가치가 훼손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은 터라 자산배분에도 필수적이다.
투자자가 금 현물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KRX금시장을 통한 현물 거래, 금 현물 ETF 활용, 금펀드나 골드뱅킹 가입 등으로 다양하다. KRX금시장을 통한 현물 거래의 경우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세나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 거래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KRX금시장 금 현물을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금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는 자산배분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수단"이라며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에 퇴직연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KINDEX KRX금현물 ETF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일반 증권계좌로 ETF에 투자할 경우 매매 차익 등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연금 계좌로 투자하면 연금 수령 시점에 3.3~5.5%의 연금소득세율을 적용받는다"며 "KINDEX KRX금현물 ETF는 장기자금을 금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