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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상폐위기' 러시아 ETF…투자금 얼마 돌려받을까

  • 2022.08.09(화) 06:11

마지막 헤지 자산 'ERUS' 청산 예정
스왑계약 종료 후 청산금 결정 전망

국내 유일의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이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실제 주식을 담지 않은 합성형 ETF인 이 상품은 거래 상대방(증권사)과의 스왑(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문제는 이 계약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제 상장폐지 후 투자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현재 순자산가치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래 상대방과 ETF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간 협의를 통해 청산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러시아 증시 급락 직격탄 맞아

지난 2월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급락한 증시가 금세 다시 회복할 것이란 판단하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인 KINDEX 러시아MSCI 매수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전쟁이 장기간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러시아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KINDEX 러시아MSCI를 운용하는 한투운용과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잇달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투운용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상품의 괴리율이 커졌다고 수차례에 걸쳐 투자 유의 안내를 공지했고, 거래소는 2월25일 투자유의 종목 적출을 공시한 뒤 28일 투자유의 종목 지정을 예고하고 3월2일 최종적으로 KINDEX 러시아MSCI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KINDEX 러시아MSCI 투자는 지속됐다. 전쟁이 시작된 2월22일부터 3월3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278억원에 달했다.

그리고 지난 3월3일 오후 KINDEX 러시아MSCI 투자자들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이 상품의 지수사업자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 지수를 0.00001로 평가한다고 알린 것이다. ETF의 순자산가치가 0원으로 수렴하는 상황에서 거래소는 KINDEX 러시아MSCI의 매매거래 정지를 공지하고 3월7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한투운용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진화 작전에 나섰다. ETF의 거래 상대방인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과 스왑 계약을 연장한 것이다. 다만 거래 상대방이 보유한 자산중 대다수를 차지한 러시아 선물(Eurex MSCI Russia Futures)이 상장폐지되면서 미국 상장 러시아 ETF(iShares MSCI Russia ETF·ERUS)만이 자산으로 남았다. 

투자자들에게 남은 희망은 MSCI가 지수를 원상 복귀시켜 ERUS의 자산이 회복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ERUS를 운용하는 미국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 3일 ETF를 청산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기대는 사라졌다.

거래 상대방의 헤지 자산이 사라지면서 스왑 계약을 더 이어 나가기 어렵게 된 것이다. 합성 ETF의 거래 상대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간의 스왑 계약이 종료되고 난 뒤 그에 상응하는 계약을 다른 증권사와 맺지 않으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게 된다"며 "다른 증권사에서 러시아 주식에 대한 헤지 자산을 구하기 쉽지 않아 새로운 계약을 맺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청산금 어떻게 분배될까?

통상적으로 ETF가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들은 폐지 당일 ETF 순자산가치만큼의 금액을 돌려받는다. 그러나 지수값이 제로로 수렴한 초유의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투자금 손실은 거의 확정된 상태다. 따라서 투자금의 일부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칙적으로 KINDEX 러시아MSCI 투자자가 상장폐지 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상장폐지일 순자산가치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INDEX 러시아MSCI의 순자산가치는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값이 적용된 값과 실시간 원화 대비 루블화 환율변동을 반영해 산출되고 있어 상장폐지 전까지 루블화 가치에 따라 순자산가치값도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일 기준 순자산가치는 503.04원이다.

다만 아직까지 운용사와 증권사의 스왑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종료를 하더라도 순자산가치 산정을 어떻게 협의하느냐에 따라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늘어날 여지도 있다. 블랙록이 ERUS를 청산하면서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분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분배받은 자금을 KINDEX 러시아MSCI의 순자산가치에 반영한다면 청산금이 증가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투자자들이 청산받을 수 있는 금액은 순자산가치 수준이지만 블랙록의 ERUS 청산금액을 증권사가 받은 뒤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증권사 입장에서 헤지 자산이 청산받은 금액을 순자산가치에 반영해주는 건 의무가 아닌 만큼 운용사와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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