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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줍줍]곧 '휴짓조각' 주식이 롤러코스터 타는 까닭

  • 2022.09.01(목) 06:11

소리바다 사흘간 -90%→+115%→-22%
정리매매 노린 투기 성행…접근 유의해야

내달 초 상장폐지(상폐)를 앞둔 '시한부' 종목인 소리바다의 주가 그래프가 요동치고 있다. 상폐 전 정리매매 기간에 가격 변동폭 제한이 사라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 타깃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폐 이후엔 자금 회수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정리매매 기간 내 처분이 권고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정리매매 기간 주가는 '냉온탕' 반복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31일 전 거래일 대비 22% 하락한 661원으로 마감했다. 1년3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지난 29일에 거래정지 직전 가격에서 90% 내린 395원의 종가를 기록한 뒤 다음 날인 30일에는 115% 급등한 85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주가가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9월7일 상폐를 앞두고 지난 29일부터 내달 6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하는 가운데 주가가 널뛰는 모습이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 등락폭 제한이 없어 통상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리매매 기간 중 매매가에 제한을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상장주식의 마지막 거래 기회인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다만 단일가 매매를 통해 변동성이 과열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수량이 거래될 수 있도록 30분 간격으로 호가를 모은 다음 해당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이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5월 재무재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 이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올해 5월 기업심사위원회가 상폐를 의결했으나, 회사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정리매매가 미뤄졌다. 지난 16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최종 상폐 수순을 밟게 됐다. 

최근 소리바다 주가를 쥐락펴락하는 주체는 개인투자자들로 파악된다. 소리바다의 지난 사흘간(29~31일) 일평균 거래량은 29억원으로, 거래정지 직전 5거래일 평균치(15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체결 물량이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리매매 전 상폐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건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보톡스 업체인 휴젤은 자발적 상폐 절차를 밟을 것이란 외신 보도가 전해진 뒤 이틀 연속 11% 급등하다 8% 반락했다. 맘스터치 역시 올해 2월 최대주주의 자발적 상폐 추진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다가 급락했다. 6만원대였던 주가는 일주일이 채 안돼 8만2000원대까지 올랐다가 다시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자발적 상폐의 경우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보통 공개매수 가격이 주가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란 기대 때문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는다.  

"환금성 제로, 접근 유의해야"

상폐는 곧 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주권이 휴짓조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위험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폐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뤄진 거래는 대부분 투기 목적에 가깝다고 본다. 특히 정리매매가 개시된 뒤 1주당 가격이 저렴해지는 점 역시 개인들의 접근성을 높여 투기를 부추긴다는 해석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특정 사례만 보고 매매 타이밍을 잘 맞추면 큰 수익을 낼 수 있겠다고 착각한다"며 "잘못된 학습효과 때문에 극단적인 수익률을 노리고 들어오는 거래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선 상폐 임박 종목에 대한 접근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매매 다음 날 매도한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장외 비상장 시장으로 넘어가게 되면 자금 회수 시일이 불명확하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거래가 완전히 정지된 후에도 주식매도청구권을 부여하는 자발적 상폐와 달리, 상폐 사유 발생한 경우엔 위험 부담이 더 크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진상폐의 경우 재무 건전성과 무관하기 때문에 매도청구권을 인정해준다"면서 "반면, 기업이 부실해져 상폐로 가는 경우엔 환금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폐는 사실상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라며 "펀더멘털 측면을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거래 수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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