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상폐(상장폐지)되면 배당금이라도 챙길 수 있을까요?"
지난 18일 맘스터치의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된 이후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약 열흘간 정리매매를 위해 거래 정지가 풀리자 매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유한 주식이 자발적으로 상폐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주주들은 정리매매 기간에 더해 상폐 이후 6개월까지 회사에 지정된 가격으로 주식을 팔아넘길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정리매매 기간내 매각을 가장 손쉬운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 보고 있다.
장외 거래가격 상승이나 배당금 수령을 염두에 두고 이른바 '알박기'를 시도하는 주주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측이 지분을 100%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장외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맘스터치 상폐시 또는 상폐 이후 주주로 남았을 때 경우의 수를 따져봤다.
재야로 돌아가는 맘스터치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오는 31일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된다. 거래소는 지난 19일 회사 측의 자진 상폐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맘스터치는 2016년 '해마로푸드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지 5년 만에 비상장사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맘스터치는 지난 1월15일 자발적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예고했다. 사측은 외부 경영 간섭을 줄이고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상장사의 정보공개 의무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미리 신고한 대로 맘스터치는 1월20일부터 2월15일까지 1608만7172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가격은 1주당 6200원이었다. 그 결과 한국에프앤비홀딩스와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총 1398만7056주를 사들였다. 이들 지분율은 97.94%까지 오르면서 '대주주 95% 이상 보유'라는 자발적 상폐 요건을 맞출 수 있었다.
3월24일 원활한 자진 상폐 진행을 위해 10대 1 비율의 주식병합을 공시하고 1주당 가액을 100원에서 1000원으로 병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주 미만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는 0.1주당 6470원의 대금이 지급됐다.
같은 달 30일에는 거래소에 자진 상폐를 신청했고 그 다음날인 31일부터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이후 거래소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승인함으로써 정리매매 절차를 밟게 됐다.
정리매매 기간 내 매각 vs 고배당 노린 알박기
남은 투자자들은 정리매매 기간 내에 보유한 주식을 매각할 기회가 있다. 정리매매 기간은 5월20일부터 30일까지다. 또한 이달 31일 상폐된 이후엔 6개월간 장외시장에서 매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정된 매수 가격은 주당 6만2000원으로 주식병합을 고려하면 기존 공개매수가격과 동일하다.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알박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자진 상폐 이후 폭탄배당을 실시한 사례가 있는 만큼 주주로 남을 경우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비상장사가 되더라도 주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외 거래가 가능하며 배당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 태림페이퍼는 주당 3600원의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자사주 추가 매입을 통해 소액주주들을 내보낸 다음에는 주당 4311원의 고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배당금 100%를 챙겨갔다.
시장에서는 정리매매 기간 내 처분을 추천하고 있다. 비상장사 주주가 되더라도 처분 이후 수익을 현금화하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폐일 전까지는 거래소 플랫폼 안에서 매매일 다음 거래일에 매도금액이 입금된다"며 "그러나 장외로 넘어가면 회사가 매도되는 지분을 모아뒀다가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탓에 입금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분 100% 확보하려는 사측 의지가 강해 비상장사 주주로 남는 일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맘스터치 측은 이번 정리매매와 장외 매수를 통해 남은 2000여명의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거둬들인다는 방침이다.
맘스터치는 상폐 후 6개월이 초과한 후 잔여 주식에 대해선 주식매도청구권을 진행할 수 있다고 알렸다. 상법 제360조 24항에 따라 지분 95%를 보유한 대주주는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매도청구를 받은 주주는 2개월 내 그 주식을 매도해야 하며, 가격은 소액주주와 대주주 간 협의로 결정한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번이 주주들에게는 마지막 투자금 회수 기회"라며 "기간 내 매도를 하지 않은 주주들과 어떻게 협의를 할지에 대해선 정한 바 없다"고 전했다.
일부 주주들이 노리고 있는 배당 역시 시행 여부조차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당 계획과 관련해 "2020년부터 자사주 매입과 공개매수를 참여해 재원을 활용했으며 배당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