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던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시 낭떠러지 앞에 섰다. 거래상대방(증권사)과의 스왑(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 연장으로 상장을 유지했었지만 이 계약이 조기종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러시아MSCI(합성)ETF'에 스왑 계약 조기종결 가능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ETF의 거래상대방인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은 미국에 상장된 ETF인 'iShares MSCI Russia ETF(ERUS)'를 주요 헤지(위험회피) 자산으로 삼았는데, ERUS를 운용하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청산을 계획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KINDEX러시아MSCI(합성)ETF는 스왑 계약을 통해 운용되는 합성형 ETF다. 합성형 ETF는 거래상대방이 되는 증권사와의 스왑 계약을 통해 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합성형 ETF의 거래상대방은 운용사에 지수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상장 ETF 등을 활용하여 헤지를 수행한다. 주요 헤지자산의 청산이 예고된 현 상황은 한투운용과 거래상대방의 스왑 계약에서 정한 ‘거래상대방의 헤지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시장상황에 따른 조기종결 가능 사유’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번 ERUS 관련 사항은 KINDEX러시아MSCI(합성)ETF 상장 유지를 위해 지난 4월 연장한 스왑 계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라며 "향후 진행 상황은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부터 이어진 러시아 주식시장 위험과 3월 단행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러시아 관련 지수 산출 방식 변경 등으로 KINDEX러시아MSCI(합성)ETF에는 상장폐지 위험이 발생한 바 있다.
한투운용은 ETF의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4월 거래상대방과 스왑 계약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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