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폐지가 예정됐던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의 수명이 1년 더 늘어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스왑(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기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가 보유한 미국 러시아 ETF의 상장폐지가 1년 미뤄지면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러시아MSCI(합성)의 상장폐지 효력발생일을 2024년 12월 31일 이후로 연기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ACE 러시아MSCI(합성)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러시아 관련 지수 산출 방식 변경으로 상장폐지 위험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MSCI가 러시아 지수를 0.00001로 평가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 관련 금융상품의 순자산가치가 사실상 0원이 된 것이다. 이는 ACE 러시아MSCI(합성)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해당 ETF는 거래 상대 증권사와의 스왑 거래를 통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미국에 상장한 러시아 ETF인 iShares MSCI Russia(ERUS)를 통해 ACE 러시아MSCI(합성)의 가격을 유지했는데, ERUS의 가치가 0원으로 수렴하면서 ACE 러시아MSCI(합성)의 가격도 덩달아 0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거래 상대방이 ETF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은 계약 해지 요건에 해당하고, 합성 ETF의 거래 상대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상장폐지 요건이다. 이에 한투운용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거래 상대 증권사와 ERUS가 청산할 때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따라서 지난해 말 ERUS가 청산하면서 ACE 러시아MSCI(합성)도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ERUS의 운용사인 iShares가 ERUS 청산을 오는 12월 31일로 연기하면서 ACE 러시아MSCI(합성)의 수명도 1년 늘어났다.
이와 함께 한투운용은 분배금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RUS가 분배금을 지급함에 따라 ACE 러시아MSCI(합성)의 투자자에게 지급할 분배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2월 2일 ETF 1좌당 88원의 분배금을 받을 예정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당사는 ACE 러시아MSCI(합성) ETF의 상장폐지 효력발생일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