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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닷컴버블 후 신규상장 최다에도 '빛 좋은 개살구'

  • 2022.12.28(수) 16:07

스팩제외하면 84곳…전년대비 7곳 줄어
'대어' 사라지며 공모금액은 6천억 감소

코스닥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가 2002년 닷컴버블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시장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늘어난 한편, 일반 기업의 직상장은 줄었다. 이에 따라 스팩을 제외한 일반 기업의 상장은 1년 전보다 감소했다. 

투자심리 악화로 대어들이 자취를 감추며 공모금액은 뒷걸음쳤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대비 6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 수는 129개사로, 2002년(153개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곳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기록을 추월했다. 

다만 스팩 상장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7개사 줄어든 84개사에 그쳤다. 스팩 상장은 45개사로 전년 대비 21개사가 늘었다. 2009년 스팩이 도입된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로 3년 안에 비상장 기업을 찾아 인수·합병(M&A)을 해야 한다. 통상 공모가는 단일가인 2000원으로 책정된다. 스팩 합병 방식은 스팩의 법인격을 존속시키는 '스팩존속'과, 올해부터 가능해진 비상장기업의 법인격을 남기는 '스팩소멸' 등 2가지 방식이 있다. 

일반 기업 상장에 비해 스팩 상장이 활발했던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비교적 공모절차가 간소한 스팩 합병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을 거치는 직상장에 비해 스팩을 통한 상장은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

또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28개사로 작년(31개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바이오 업종이 8곳, 바이오 업종이 아닌 기업이 20곳이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전문기관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은 80개사로, 기술평가 도입 이래 역대 최대치였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총 공모금액은 3조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 줄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서재, 골프존커머스 등 코스닥 입성을 노렸던 대어들이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공모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공모금이 1000억원을 초과한 곳은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인 WCP(4320억원)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1335억원) 두 곳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업종별로는 작년에 이어 소프트웨어가 15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바이오 업종은 2020년 1위(21개사)에서 지난해 2위(14개사)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는 3위(10개사)로 한 단계 더 떨어졌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32개사가 증시에 데뷔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9년 소·부·장 전문기업에 대한 상장 지원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부·장 기업의 신규 상장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시적인 영업실적과 생산능력을 보유한 중소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선호가 소·부·장 기업 상장이 증가세의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소부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투자수익률은 6.8%로 비소부장 기업(-16.4%) 대비 23.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일본 거래소그룹(JPX), 홍콩증권거래소(HKEX) 등 해외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의 IPO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해외 주요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가 평균 62% 감소하는 동안 코스닥은 12% 줄었다. 공모금액의 경우에도 해외 주요 시장이 전년 대비 70% 이상 줄어든 데 비해 코스닥은 24%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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