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간 이어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와 카카오의 긴급 회동을 통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통해 40%의 지분을 취득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막판 변수가 남아있다. 카카오 세력의 시세조종 혐의다. 금융감독당국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SM 인수는 또다시 암초와 맞딱뜨릴 개연성이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SM엔터 주식에 대해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 중이다. 앞서 카카오와 하이브의 불꽃튀는 경영권 싸움이 이어지던 지난달 말 하이브가 기타법인의 대량 매수 뒷 배경에 공개매수 방해 의도가 있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기타법인의 정체와 거래내역을 비롯해 카카오와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 2월28일 장내거래를 통해 SM엔터 주식 105만4341주를 매수했는데, 이는 발행주식총수 2381만401주의 4.43%에 이르는 규모다. 하이브가 불공정거래 행위로 의심된다며 지목한 날짜(2월16일)는 아니었지만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시점이다.
지난 12일 하이브가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중단키로 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렸지만, 금융당국은 원칙에 따라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분율 싸움과 관계없이 불공정거래 행위의 유무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력을 투입할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지 단순히 한쪽의 요구만으로 조사를 하진 않는다"며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므로 조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넘길만한 혐의가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즉,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건 의심을 살 정황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감원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거나, 검찰로 직접 사건을 이첩하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는다. 혹은 무혐의로 본다면 자체 종결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를 통하는 정상 절차를 밟는게 아니라 패스트트랙에 올리려면 당국과 검찰이 모두 긴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동의해야 한다"며 "지금은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면서 기존과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사모펀드 등을 동원해 주식을 매집했다는 정황이 파악된다면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 이른바 '5%룰' 위반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자는 보유비율, 보유목적이 바뀌었을 때 5일 이내 변경내용을 공시해야한다. 시세조종 혐의는 형사처벌 사안으로 법원에서 혐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5%룰을 위반한 경우엔 최근에 취득한 지분 중 5% 초과분에 대해 처분 명령 등이 내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