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열린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정기주주총회에서 예상대로 이사회가 추천한 모든 안건이 무난히 통과됐다. 기존 경영진인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이날로 임기를 마치고 회사 내부에서 실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사회 추천 안건 무난히 통과
31일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D타워의 SM엔터 본사 회의실에서 제28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애초 12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중복 위임장이 다수 발생해 확인 과정이 더디게 진행돼 50분가량 늦게 시작했다.
이날 주총에는 일반 주주들을 비롯해 현 이사회와 그들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이 참석했다.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 2340만7163주 가운데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은 1016만851주로 집계됐다.
위임장 대조 과정에서는 이수만 전 총괄이 선임한 문재웅 변호사 대신 법무법인 화우가 검사인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주당 1200원) 승인, 정관변경, 정관신설,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7개 안건이 상정됐다.
주총 시작에 앞서 이사회 의장인 이성수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SM 3.0 전략의 실행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편,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및 책임 경영을 통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후보 선임 안건은 각각 1000만표 이상의 동의를 받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장철혁 SM CFO, 김지원 SM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SM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등 3인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는 사외이사가 됐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와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 전략 담당 부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뽑혔다.
카카오엔터 측 "SM엔터 글로벌 메이저로 서포트"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와 함께 최근 SM엔터 사태에서 경영진을 공식 대변해온 장철혁 CFO는 이날 주총 장장에서 "여기 있는 주주, K팝을 사랑하는 팬, 회사에서 밤낮으로 일하는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부합해 가치를 증대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SM 3.0전략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SM엔터 이사회 일원이 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 전략 담당 부사장은 SM엔터, 하이브와의 협력 계획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며 "(SM엔터가) 글로벌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에서 1,2,3위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메이저 회사가 되도록 서포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카카오에 SM엔터가 종속될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윤중 부사장은 "그 부분은 오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지금 있는 사업에 추가적으로 밸류를 더할 수 있는 시너지를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SM 전 대표 "사외이사에 업계 전문가 없다" 지적
한편, 이날 김경욱 전 SM엔터 대표이사가 주주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표는 이사회를 향해 "라이크기획이 부당하게 취득한 1600억원을 법적으로 회수할 계획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성수 대표는 이에 대해 "경영진이 결의한 부분을 시간일 걸릴지언정 조금씩 개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사외이사 후보가 업계 경험이 거의 없는 법률 전문가로만 구성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SM엔터는 임직원과 아티스트들의 수 많은 감성과 감각으로 이 자리까지 온 건데 갑자기 새로온 사람들이 나타나 회사가 마리오네트처럼 움직인다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특정주주 목적에 부합하는 이사회가 아닌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정관을 만들었고 이는 방금 전 통과했다"며 "새롭게 선임된 법률 전문가들이 SM엔터의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대표는 홍콩 자회사 계약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는 "이수만 최대주주와 하이브와의 계약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추후에 설명하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