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엔터주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터주가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엔터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5년 내 저점에 가까워지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JYP엔터테인먼트 시초가는 8만5100원으로 올해 첫 개장 날인 지난 2일(10만원)보다 14.9% 하락했다. 4대 연예기획사 중 낙폭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에스엠은 9만1600원에서 8만원으로 12.7%,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4만8300원에서 4만3050원으로 10.9%, 하이브는 23만3000원에서 22만1500원으로 5% 가량 각각 하락했다.
교보증권은 엔터주가 과매도 구간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올해 앨범판매량을 보수적으로 가정해 산출한 연예기획사의 12개월 예상 PER이 최근 5년 내 저점에 가까워지면서다.
교보증권이 추정한 12개월 예상 PER은 하이브 29.1배, JYP 17.8배, 에스엠 13.2배, 와이지 14.1배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PER이 낮을수록 주식은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2020년 10월 코스피에 상장한 하이브를 제외하고, JYP와 에스엠, 와이지의 2019년과 2020년 초 PER은 20배를 밑돌았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JYP와 에스엠, 와이지의 목표주가를 내리며 "(엔터주의 예상 PER은) SM 주주제안 거절, YG 버닝썬 게이트, 일본 무역 제재 등 악재가 겹쳤던 2019년 저점 그리고 코로나 2020년 저점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최근 5년 내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엔터주가 부진한 이유로 앨범 판매량이 줄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작년 9월 이후 중국의 케이팝 앨범 공동구매 감소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 가운데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이후 과도한 앨범 밀어내기 판매가 지양되면서 앨범 초동 판매량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당시 연예기획사가 아이돌 포토카드 등 굿즈와 앨범을 부당하게 묶음 판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터주를 "변함없는 성장주"로 꼽았다. 특히 올해 신규 아티스트가 다수 데뷔하면서 앨범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 JYP, 에스엠에서는 4개 그룹, 와이지에서는 2개 그룹이 올해 첫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중 하이브와 와이지에서는 미국 걸그룹, 에스엠에서는 영국 보이그룹이 데뷔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신규 아티스트 데뷔 파이프라인이 풍부하다"며 "특히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향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엔터주가 한 단계 더 레벨업할 수 있는 잠재 기회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도 "신인 아티스트의 경우 기대감이 낮아 흥행할 경우 주가 반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일본, 미국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앨범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지인해 연구원은 "중국 앨범 수출액이 11월부터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수출 비중은 12%에 불과하고 그 외 일본과 미국 지역에 대한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하나로 무너질 엔터주가 아니다"면서 "올해도 BTS가 돌아오는 내년에도 엔터 4사 합산 이익은 두자리 증익할 것으로 예상되는 변함없는 성장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