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감독원에 입사한 신입 공인회계사 12명 가운데 7명이 회계부문으로 배치됐다. 지난해에는 신입직원 중 회계사가 1명 뿐이었던 탓에 회계부문은 전문인력을 들이지 못했다.
올해는 회계법인 실적 약세, 공인회계사 합격인원 증가 등 영향으로 회계사 자격증을 소지한 입사자가 늘면서 인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내부에선 현안 누적으로 인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어 추가 채용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75명의 신입직원의 부서 배치를 완료했다. 이번 신입 직원 중 회계사는 12명이며 이 가운데 7명이 회계부서로 배치됐다. 금감원 회계 부문은 △회계감독국 △회계감리1국 △회계감리2국 △감사인감리실까지 총 4개 부서로 이뤄져있다. 회계감독국, 회계감리2국, 감사인감리국에는 각각 2명의 신입 회계사가 배치됐으며 회계감리1국도 1명의 회계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회계감독기구로서 국내 회계감독제도 검토, 국제회계기준 관련 기획, 기업 회계 감사 및 감리, 등록회계법인 심사 및 관리 등 폭넓은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신외감법 도입 이후 회계법인들의 공격적인 채용으로 금감원은 지난 몇 년간 회계사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금감원에 입사한 신입직원 120명 중 회계사는 단 한명 뿐이었고, 내부에선 유일한 회계사를 데려가려는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직원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슈가 있었던 보험감독국으로 배치됐고 당시 회계부서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상황이 나아졌다. 대형 회계법인들의 실적 악화와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난 여파가 겹치면서, 금감원 정규채용에 회계사 인력이 몰렸다. 그 결과 금감원은 올해 12명의 회계사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금감원 내부에선 인력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같은 호소가 나오는 이유는 내부에 굵직한 회계 관련 현안이 쌓여있는 탓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 심사에 착수했으며, 영풍에 대해선 위반 혐의를 확인하고 감리로 전환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인센티브 중 하나인 '주기적 지정 유예' 운영 지원도 회계부서 담당이다. 정부는 올해 기업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선별한 후, 내년부터 해당 기업들에 감사인 주기적 지정 3년 유예 혜택을 줄 예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산하 홈플러스 사태 대응 TF가 꾸려지면서 검사국 뿐 아니라 조사, 회계 부서들이 동원됐다.
이에 따라 인사연수국은 이달 4일부터 경력직 회계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자격요건으론 회계법인 감사업무 경력을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사들이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업무들이 다양하다 보니 회계 부서 외에도 선호하는 부서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