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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한투증권, 왜 신용등급 강등당했나

  • 2025.09.26(금) 13:00

글로벌신평사 무디스 한투증권 신용등급 한단계 강등
모험자본 투자 확대 의무화 속 자본조달 구조 우려
S&P는 등급전망 '안정적'으로 높여 상반된 시각
국내 신평등급은 '안정적', IMA 인가 이후 주목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가운데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가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무디스는 높은 위험성향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로 인해 한투증권의 자금조달 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크레딧 업계에선 회사가 부담하는 위험자본 규모가 아직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해 신용등급 줄강등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험자본 25% 투자 의무화에 리스크 확대 우려

무디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채권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단기등급은 'P-2'에서 'P-3'으로 한 단계씩 낮췄다. 지난해 9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지 1년 만에 실제 강등을 단행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긴 이후 이어진 강등인 만큼 시장에선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선호 수준이 경쟁사 대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6월말 기준 고위험 자산과 익스포저를 합산한 비율은 24.5%로, 국내 증권사 평균(20%)보다 약 5%포인트 높다.

특히 금융당국이 2028년까지 발행어음 조달금의 25%를 모험자본에 의무 투자하도록 한 정책이 위험성 확대 요인으로 꼽혔다. 모험자본은 벤처기업, 벤처캐피탈(VC), 신기술금융, 하이일드펀드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포함한다. 무디스는 "발행어음 만기는 1년 미만이지만 이를 통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에 투자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증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자산-부채 만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무디스의 판단은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인 글로벌 신평사 S&P의 평가와 엇갈린다. S&P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지만 1년 만에 다시 '안정적'이라고 재평가했다. 

국내 신평사 연쇄강등 가능성 낮지만, IMA  변수

국내 크레딧 업계에선 S&P는 수익성, 무디스는 장기적인 사업환경에 각각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작년에 무디스와 S&P가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봤는데 이번엔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S&P는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다고 본 반면 무디스는 위험 선호비율이 올라간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과거 단기 투자했다가 회수하는 모델에서 장기투자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위험 투자를 확대하는 속도가 빠르고 자본 여력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무디스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신평사들이 무디스를 따라 장기채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3대 신평사 모두 한국투자증권의 선순위 회사채를 'AA'를 부여했으며 등급을 유지할 가능성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혁준 본부장은 "국내에선 PF 관련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에 내려왔다고 봐 S&P의 시각에 더 가까울 것"이라며 "중소형사들은 리스크를 통제하지 못할 수준까지 확대하다가 적자를 본 사례가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통제가능한 수준으로 위험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투증권이 향후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이후 발행어음 기반 조달 확대와 모험자본 투자 비중이 늘어난다면, 무디스의 지적대로 향후 신용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발행어음으로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IMA 인가를 받게 되면 최대 3배까지 가능해진다. 한투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세일즈앤트레이딩(S&T) 그룹 산하에 IMA 투자부서와 IMA 투자전략부서를 신설했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은행 예금과 달리 증권사의 모험자본은 구성과 리스크를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익을 늘릴 기회인 것은 맞지만 리스크 관리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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