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비용이 늘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기업금융 회수 효과와 리테일·IB(기업금융) 투자 확대를 동시 추진하며 단기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에 무게를 둔 결과로 보인다.
영업익 감소 원인은 판관비
11일 메리츠금융지주 실적 발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883억원으로 전년(1조549억원) 대비 25.3% 감소했다. 영업이익 급감의 주요 원인은 판관비 증가에 있다.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1조6879억원으로 전년 1조7060억원 대비 1.1%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25.3% 감소했다. 순영업수익에서 영업이익을 차감해 계산하면 지난해 판관비는 약 8996억원으로 추정된다. 2024년 6511억원보다 2485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판관비 증가 배경에 대해 성과 보상 확대와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를 꼽았다. 김 대표는 "기업금융 실적 개선에 따라 성과급이 늘었고 전년 성과급 감소에 따른 기저 효과도 있었다"며 "실적과 연동된 보상으로 수익성을 훼손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 전산 개발 확대에 따른 시스템 비용 증가, 거래 확대에 따른 지급 수수료 증가, 기업금융본부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이 반영됐다"며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로 단기적으로 판관비율이 상승했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 당기순이익은 7663억원으로 전년(6960억원) 대비 10.1% 성장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자기자본은 2024년 말 6조9042억원에서 2025년 말 8조1654억원으로 18.3% 늘었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순이익이 늘어난 건 회계 처리 방식 차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분법 평가 자산 수익은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영업수익으로, 연결 재무제표에서는 영업외수익으로 인식된다"며 "연결 조정 과정에서 영업수익은 줄어 보이고 영업외이익은 늘어나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해 순이익은 대부분 본업에서 창출된 수익"이라고 덧붙였다.
전통 IB 강화·리테일 체질 개선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문별로 보면 기업금융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기업금융 수익은 5021억원으로 전년 3794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4분기 SK이노베이션 관련 딜과 LNG 프로젝트, 자산유동화 등 신규 대형 거래 수익이 반영된 영향이다.
김 대표는 "4분기 SK이노베이션, LNG, 자산유동화 등 신규 딜 수익이 기업금융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며 "이는 일회성 빅딜 효과를 넘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중심에서 전통 IB로 체질을 개선한 데 따른 추세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부동산 중심 IB 구조에서 기업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왔다. 지난해 IB 부문 순영업수익 비중은 부동산 54%, 기업금융 46%로 균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기업 맞춤형 자금 조달 솔루션을 통해 대형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며 "기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ECM(주식발행), DCM(채권발행) 등 전통 IB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자산관리 성장이 두드러졌다. 자산관리 수익은 1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5% 증가했다. 이에 대해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해 리테일 부문은 고객 기반 확대와 자산 잔고 증대에 집중하며 사업 체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365 계좌 무료 수수료 프로모션을 통해 거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예수금 자동 운용 구조를 설계하면서 고객 유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채널 고객 수는 2024년 말 8만6000명에서 2025년 말 43만4000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예탁자산도 3조원에서 19조원으로 6배 넘게 늘었다. 해외주식뿐 아니라 국내주식 거래와 자금 유입도 고르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발행어음 인가 절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외부 평가위원회 심사와 실사까지 마친 단계지만 아직 최종 절차가 남아 있다"며 "피평가 기관 입장에서 결과를 예단해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생산적 기업금융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 방향이 기업금융 확대를 성장 전략으로 추진하는 메리츠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에 대해서는 "자기자본 요건은 조만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별도 계획이 없다"며 "우선 발행어음 인가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