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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하는 KT, 뜬금없는 불량통신 시연회

  • 2013.07.16(화) 15:28

불리한 사업 환경 부각
동정여론 모으려는 의도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KT가 자사의 불리한 사업 환경을 부각해 동정 여론을 모으는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사만 빼고 경쟁사 모두 LTE-A(어드밴스드) 상용화에 들어가자 한발 늦은 이유를 해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내달 말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에서 이른바 '황금 주파수'를 가져가기 위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KT는 16일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안양 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통신 보조망 900메가헤르츠(MHz) 대역이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장비와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무선전화기에 의해 심각한 전파 간섭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KT에 따르면 빌딩 등에서 보안용으로 쓰이는 RFID 구형 장비는 KT의 900MHz 대역과 주파수가 겹친다. 이로 인해 통화 도중에 혼선이 생기거나 데이터 통신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KT 가입자가 구형 RFID 장비가 설치된 빌딩 근처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통화 음질이 떨어지거나 데이터 다운 및 업로드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전화기 역시 같은 이유로 KT의 통신망을 방해한다. 

이러한 이유로 KT는 900MHz 대역을 보유하고도 정작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간섭 문제를 해결하려면 RFID 장비를 구형에서 신형으로 바꾸고 무선전화기도 간섭을 일으키지 않는 제품으로 교체해주면 되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 장비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일일이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9월부터 통신 장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500여명의 인력과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울에서 구형 RFID 장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강남과 서초, 종로, 중구 등 주요 4개 지역은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날 KT는 '아킬레스건'이라 할 자사의 전파간섭 문제를 드러내면서 경쟁사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음을 하소연했다. 보통 기업들이 자사의 강점을 자랑하기 위해 간담회를 여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불리함을 강조하는 것은 경쟁사들에 비해 LTE-A 상용화 시점이 늦어지는 것을 해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경쟁사 SK텔레콤은 지난달 LTE-A를 상용화했고, LG유플러스 역시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통신 3사 가운데 KT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A 상용화를 하게 된 것은 CA(Carrier Aggregation, 주파수 집성) 기술 덕이다. CA는 가상으로 두개 이상의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대역폭을 넓히는 기술이다. 주파수 대역을 늘린다는 의미는 도로를 예로 든다면,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해 더 많은 차(데이터)들이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이치다. 

KT도 현재 쓰고 있는 1.8GHz 대역과 900MHz를 CA 기술로 엮으면 LTE-A가 가능하나 900MHz 간섭 문제가 걸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결국 KT는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인접 대역을 할당 받아 대역폭을 두배로 늘리는 광대역화가 유일한 희망으로 남아 있다. 

KT가 주파수 경매를 불과 한달 앞두고 뜬금없이 전파간섭 문제를 꺼내든 것은 경쟁사보다 사업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다. KT는 황금주파수 대역을 가져가기 위해 회사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들고 일어나 경쟁사와 정부를 상대로 연일 여론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그동안은 주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여론전을 구사했는데 이번에 엄살을 떠는 전략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당초 KT는 이날 현장 시연을 통해 읍소 전략을 극대화할 계획이었으나 통신망이 원활하게 지원되지 않아 포기했다. KT는 안양지사에서 지하철 4호선 평촌역까지 약 5Km 구간에 걸쳐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실제 전파 간섭 현상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려 했으나 자동차와의 화상채팅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시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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