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용 음악 재생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윈엠프(Winamp)'가 15년 동안의 서비스를 마무리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윈엠프를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 온라인포털 AOL은 윈엠프 서비스를 내달 20일 종료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윈엠프 사이트(Winamp.com)와 관련 웹서비스 및 미디어 재생 프로그램 모두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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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엠프는 지난 1997년에 널소프트(Nullsoft)가 개발한 윈도우용 음악 재생 프로그램.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널소프트는 저스틴 프랭켈이라는 프로그래머가 지난 1998년 유타 대학을 중퇴한 이후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음악 파일을 멜론이나 벅스 등 음악 사이트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듣는 방식이 주류지만 당시에는 MP3 파일을 공유 프로그램으로 다운받아 직접 재생하는 것이 대세였다.
윈엠프는 재생 프로그램 스킨을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올릴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윈엠프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스킨이 올라와 있었다. 윈엠프가 인기를 끌자 AOL은 지난 1999년에 8600만달러에 널소프트를 인수했다.
AOL에 인수된 윈엠프는 혁신성이 떨어졌다. 윈엠프 개발자인 프랭켈은 일반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영국 로큰롤 밴드 롤링 스톤즈는 지난 2004년 프랭켈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괴짜'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프랭켈은 AOL 품에 들어온 이후에도 구속을 거부하는 해커 문화를 계속하면서 회사와 마찰을 빚어왔다. 프랭캘은 널소프트가 인수된 바로 다음해(2000년)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그누텔라'를 만들어 AOL 승인없이 사이트에 올리고 소스코드를 공개해 회사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결구 지난 2004년 프랭켈은 회사 홈페이지에 "나에게 코딩은 나 자신을 표현하는 형식이다. 회사는 나의 표현을 통제하고 있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때문에 나는 떠난다"라는 글을 올리고 퇴직한다.
이후 윈엠프는 AOL이 관리를 맡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나 초기의 인기에서는 크게 떨어졌다. 윈엠프는 지난 2010년에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왔고 2011년에는 애플 맥버전으로도 나왔다.
재미있는 것은 AOL이 아직까지 윈엠프 사이트와 프로그램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정보기술(IT) 매체인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윈엠프는 연간 6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윈엠프는 현재도 세계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