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기의 양대산맥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펼친 '블랙 프라이데이' 판매 전쟁에서 MS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연말 쇼핑 시즌을 알리는 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미국에선 1년 중 가장 큰 세일이 시작되는 기간이며, 이 기간에 승기를 잡은 제품이 다음 한해에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간다.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인포스카웃에 따르면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 MS의 비디오 게임기들이 소니 제품보다 두배 가량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인포스카웃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형 유통점 월마트와 타깃을 이용한 3000명 쇼핑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펼쳤다. 총 8만3000여장의 쇼핑객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MS의 비디오게임기 신형 '엑스박스 원(one)'은 판매량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3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 제품 가격은 경쟁 모델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PS4)보다 100달러 비싼 499달러(한화 52만원)였으나 PS4보다 두배 이상 많이 팔렸다.
MS의 구형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360도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MS의 신형과 구형 게임기는 나란히 1,2위를 휩쓸었다. 월마트가 이 기간에 엑스박스360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99달러로 책정한 것이 흥행 돌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소니의 구형 PS3와 신형 PS4는 각각 공동 3위에 그쳤다. PS4는 소니의 엑스박스 원보다 일주일 먼저 출시됐으나 MS의 인기 몰이를 잠재우지 못했다.
▲ 시장조사업체 인포스카웃이 조사한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기간 판매된 비디오 게임기 순위. |
관련 업계에서는 MS와 소니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나란히 신제품을 출시해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릴 지 관심을 가져왔다. 결국 MS는 총 61% 점유율로 소니(30%)를 압도하면서 초기 판매에서 앞서 나간 것이다. 인포스카웃은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의 판매 성적이 향후 몇년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MS의 엑스박스 원은 지난달 22일 발매 하루 만에 100만대 이상이 팔리면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서 소니도 PS4를 출시해 북미에서 하루만에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게임 업계에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 게임에 밀리고 있는 비디오 게임기 시장이 부활할 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용 게임이 늘어나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셜 게임이 유행하면서 기존 비디오 게임기 시장이 가라앉고 있어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올해 가정용 게임기의 세계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4.2% 증가한 259억8000만대에 이르고 내년에는 이보다 6.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