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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티' 폰 전쟁]①'혁신'은 가고 '가격'이 온다

  • 2014.01.17(금) 10:00

차고 넘치는 고가폰..사양보다 가격 경쟁
판매가격 하락세..신흥국 공략 격전 예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지금까지 제품 앞에 앞다퉈 내걸던 수식어는'혁신'이다. 뛰어난 성능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한 작동법, 여기에다 전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더해야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제품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차별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고가·고사양폰이 차고 넘치면서 사양으로 경쟁하는 경영전략은 이제 한물가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중저가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4년은 한마디로 '가격 시대'의 원년이다. [편집자]

 

올들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화두는 '가격'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500달러 이하의 중저가폰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 시장의 공략 여부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할지, 혹은 마진을 최소화해서라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비중을 둘지 제조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판매가격 하락..중저가폰 주류로

 

스마트폰의 주류가 고가에서 중저가로 바뀌는 추세는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352달러를 기록한 세계 스마트폰 ASP는 2분기 335달러에 이어 3분기 317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012년 1분기만해도 400달러를 웃돌았으나 1년만에 100달러 이상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하락 국면에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ASP는 373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27달러나 하락했다. '아이폰=프리미엄폰'을 전략을 지켜온 애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년 708달러에 이르던 애플의 ASP는 지난해 3분기 635달러로 무려 73달러나 빠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ASP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에는 보급형 모델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이한 점은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나 지오니 등 현지 제조사의 ASP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애플 모조품을 찍어내던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이 갈수록 향상되면서 이른바 '짝퉁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산업 성장을 이끌던 주체도 북미 유럽의 선진국에서 중국 등 신흥국으로 바뀌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신흥국 중저가 제품이 성장을 이끌면서 전년대비 39% 성장한 10억1000만대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5억2800만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52.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억8210만대인 유럽(18.0%)과 1억5100만대 북미(15.0%)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0% 수준에 이르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반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신흥국에서 저가 보급형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애플, 중저가·中으로 눈돌려

스마트폰의 주류가 고가폰에서 중저가폰으로 이동하고 있는 트렌드는 시장 선도 업체인 삼성·애플에게는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이제 막 열리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현지 이동통신사들의 LTE 서비스를 승인했는데, 이로 인해 LTE 지원 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중국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LTE를 지원하는 '갤럭시노트2'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LTE 지원 스마트폰을 다양화하면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갤럭시S와 노트 등 전략폰 아래 중저가 모델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거는 기대는 절박하다.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의 고공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실적에 중대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는데 이는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가폰 성장세 둔화로 '갤럭시S4'같은 프리미엄폰의 판매 성적이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공략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은 중국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황금색 '아이폰5S' 모델을 내놓았고, 보급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아이폰5C'도 출시했다. 최근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가입자수가 7억6000만명임을 고려하면 애플이 중국을 발판으로 삼아 세계 시장의 판도를 흔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과 중저가폰은 그만큼 글로벌 강자 삼성전자·애플과 지금은 몰락한 과거 제조 명가, 후발주자들이 한데 엉켜 싸우는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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