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텔레콤] |
20기가비피에스(Gbps). 5세대(G) 이동통신시대를 여는 최소 속도다.
2기가바이트(GB)짜리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1초밖에 걸리지 않는 속도다. LTE로 불리는 4G보다 270배가량 빠르다. 정부는 5G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하고, 2020년에는 이를 상용화할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를 주도하는 통신업체들은 5G 기술을 활용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5G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5G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5G 상용화를 4년 앞두고 사업 아이디어를 긁어모으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 회사는 최근 '5G 실감미디어&융합 서비스'를 주제로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개발자·디자이너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인 구애 활동에 나섰다. 5G라는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미리 찾겠다는 의도다. 아무리 근사한 장터를 만들어도 팔 물건이 없고 상인과 손님도 모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 관계자는 "5G는 속도 중심의 경쟁보다는 고객과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력적인 서비스를 선점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5G의 특징인 초고속·초저지연을 이용해 IoT·의료·금융·인공지능(AI)·자동통역 기술 등 생활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나 VR·AR·홀로그램과 같은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려는 목표다.
다만,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사업의 실무자는 "예를 들어 UHD(초고화질)와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면 고해상 미디어를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고, 가상으로 여행을 가거나 쇼핑하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텔레포트(순간이동)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5G 시대가 되면 통신 가격이 저렴해져 쓰레기통에도 인터넷을 연결, 이를 통해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를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추진하는 5G 시대 전략 중 하나는 '개방'이다. 자사 플랫폼에 어떤 회사와 서비스든 모두 들어와 사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세우고 있다. 그래야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사업자가 많아질수록 비용은 감소하고 수익은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SK텔레콤은 자사 AR·VR 플랫폼인 'T-Real'의 API와 개발도구인 SDK를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종합기술원에 '5G글로벌 혁신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인텔, 로데슈바르츠 등 글로벌 ICT기업이 참여하는 테스트베드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 플랫폼기술원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이런 공모전도 진행하는 것"이라며 "서비스가 많아지고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이 많아지는 것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