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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공인인증 대체할 블록체인 떴다'

  • 2017.04.06(목) 15:02

삼성카드에 적용…금융·제조·공공분야로 영역확대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저녁식사를 했다. 친구 B씨가 일단 결제하고 A씨와 C씨는 B씨에게 인터넷뱅킹으로 저녁 값을 보내주기로 했다. 3만원을 보내려면 C씨는 통상 총 4번의 인증단계를 거쳐야 한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계좌비밀 번호를 누른 뒤 또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다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한 번 더 입력해야 한다. 반면 A씨는 이체할 금액을 누른 뒤 지문 인증만으로 3만원을 송금한다.

이처럼 복잡한 공인인증체계가 블록체인(Block Chain) 플랫폼 하나로 정리될 수 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시장에서만 적용됐던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 보험, 카드사 등 사람들의 일상생활 업무에 속속 들어와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는 6일 삼성SDS본사에서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공개했다. 블록체인은 화폐 거래를 하는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거래 기록을 남기고 기록된 내용을 모든 사용자들이 함께 관리하는 일종의 공개거래장부다.

 

▲ 삼성SDS 블록체인 '넥스레저(Nexledger)'를 설명하는 송광우 DLT그룹 상무 [사진=삼성SDS]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보안에 있다. 화폐의 송금·이체 등 중요한 금융거래들이 오가는 만큼 해킹을 당하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은행들은 거대 서버를 구축해 고객들의 거래 장부를 보관하고 안전을 위해 각종 보안장비와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평소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송금·이체에 별도의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는 이유다.

하지만 삼성SDS가 개발한 넥스레저를 도입하면 이러한 불편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레저는 ‘분산원장(DLT,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라는 핵심 기술로 보안성과 편리함을 강화했다. 분산원장은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해 참여자 모두가 동일한 내용을 공유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거래검증과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삼성SDS는 실시간 처리 기술, 지문과 홍채 등을 이용한 생체 인증을 통해 보다 완성도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완성했다.

송광우 삼성SDS DLT사업그룹 상무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거래를 하면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회적 규칙, 제도들이 탄생했는데 넥스레저는 사회적 규칙과 제도를 디지털화해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넥스레저 기술 시연도 이어졌다. 넥스레저 플랫폼에서는 여러 개의 블록체인을 동시에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지환 삼성SDS 금융컨설팅팀 수석컨설턴트는 “실제 6만개 이상의 대용량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삼성SDS 직원들이 '넥스레저(Nexledger)' 플랫폼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넥스레저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본인확인’ 과정도 공개됐다. ‘넥스레저 앱(N-DI)’를 열어 사용자 등록을 하고 지문과 핀(Pin) 번호만으로 상대방 계좌에 가상화폐나 적립된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이달중 넥스레저 플랫폼을 활용한 ‘통합포인트 플랫폼’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날 시연에는 삼성카드 포인트뿐만 아니라 제휴사들의 포인트까지 삼성카드 포인트로 전환하고 상대방과 포인트를 주고받는 장면이 공개됐다. 포인트로 사람들과 함께 나눠결제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지환 수석컨설턴트는 “디지털 결제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 결제, 포인트 적립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스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 전담조직을 신설해 연구해왔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오픈소스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증보안, 지급결제 등 7가지 분야에서 특허출원을 한 상태이며 미국, 중국 등 해외로도 진출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삼성SDS는 또 지난 2014년 3월 천송이 코트 논란 이후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만큼 향후 민간기업과 공공부문에서도 블록체인 플랫폼 활용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광우 DTL사업그룹 상무는 “향후 금융, 제조, 공공분야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넥스레저를 적용해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기업들이 넥스레저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도록 사업 서비스도 구축해 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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