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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업이 인증 서비스 하는 이유는

  • 2017.07.06(목) 18:22

카카오, 전자서명·인증 시작…통신사도 업그레이드
금융사·공공기관 비용 줄이고 수익화…신사업 활용

▲ 카카오페이 인증 서비스.[자료=카카오]

 

카카오,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 인증 서비스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공인 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폐지된 상황에서 비대면 계좌 개설, 간편결제 등 태동하고 있는 모바일 금융거래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 카카오, 인증 시장에 도전장


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간편결제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7일 모바일 메신저 기반 전자서명·인증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인증'을 출시하고 간편 인증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개인정보 수집과 신용정보 조회 동의, 보험 청약, 대출 계약 등 전자서명이 요구되는 문서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확인하고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서명을 완료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PKI(Public Key Infrastructure) 전자서명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성도 높였다. 

일단 카카오는 비대면 계좌 개설, 결제 등에 쓰이는 본인 인증보다는 금융사 콜센터 업무에 활용되는 전자 서명 서비스를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용 기관의 비용을 절감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여 이를 토대로 수익 기반을 다지는 한편,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신뢰를 쌓고 인증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의 경우 고객센터 녹취와 자동응답전화(ARS) 등으로 진행하던 업무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면 콜센터 응대 시간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인쇄·우편발송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신한생명, 한화손해보험, 대신증권, KT에스테이트, 라이나생명,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국경없는의사회 등 7개 기관이 서비스 출시 직후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향후 대형 금융사·정부·공공기관 등을 집중 공략해 이용 기관을 1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는 기관에 일정 기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기업·공공기관 웹사이트 간편 로그인, 금융사 2채널 추가인증, 전화 상담시 비대면인증 등의 간편인증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 SK텔레콤 모델들이 T인증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통신사도 서비스 업그레이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도 인증 서비스를 내놓고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통신사들은 자사 가입자 대상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므로 통신사 간 경쟁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나, 카카오와 같은 오픈형 서비스 등장이 달갑지 않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사설 인증 사업인 반면, 통신사들은 정부 인증을 받는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관련 서비스를 지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내고 있는 쪽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8월 출시한 'T 인증'은 가입자 수가 7월 현재 720만명에 달한다. 제휴사는 주요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쇼핑 업체 등 2만9000곳이며 누적 인증 건수는 4억 건에 달한다.

 

T 인증은 SK텔레콤 고객이 이름과 전화번호 입력 후 앱을 통해 6자리 개인식별번호(PIN) 만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한 서비스다. 인증번호 문자서비스(SMS)를 없애 스미싱 사고를 원천 차단하고, 보안성이 높은 유심(USIM) 인증 등의 보안 솔루션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금융거래 인증 등 다양한 영역으로 T인증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금융·결제 사업자들과 협의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KB국민은행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인증수단으로 T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고객은 T인증을 통해 공인인증서와 일회용비밀번호(OTP) 또는 보안카드 없이 휴대전화기만으로 이체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생체인증 등 인증 기술을 추가해 일상 생활의 모든 인증을 대신하는 플랫폼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KT도 지난 5월 SK텔레콤과 유사한 방식의 인증 서비스인 '유심 다이렉트 인증'을 상용화했다. 앞서 KT는 작년 8월 지문과 목소리 등 생체인증으로 휴대전화 본인 확인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KT 인증 앱'을 내놓고 지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0월 '유플러스(U+) 인증' 앱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의 비대면 계좌 개설에 한 명 당 평균 3만~7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데, 이런 비용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ICT 기업의 수익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인증 서비스 영역은 금융사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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