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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남다른 페이'로 전장에 나섰다

  • 2017.06.13(화) 17:55

여러 카드 한장에 넣고 '긁는 페이'
"한국의 페이팔·알리페이 될 것"

통신사 KT가 페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클립카드가 주무기다. 클립카드는 타사와는 다른 실물 카드 형태의 화이트 카드 방식이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이트카드는 카드 모양 기기에 다양한 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는 등 기존 카드 사용 방식과 유사하다. 국내에선 스타트업 브릴리언츠가 앞서 선보인 비페이(글로벌 브랜드명 퓨즈)가 있으나 아직은 대중화되진 않았다.
 

 
▲ KT 모델들이 클립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 KT도 페이 시장 합류

KT는 13일 서울시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용·체크·멤버십·교통 카드를 하나의 카드에 담아 사용할 수 있는 클립카드(CLiP CARD)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클립카드는 실물 카드 모양의 기기에 신용·체크카드 10개, 멤버십카드 10개, 선불형 교통카드 1개를 포함해 총 21개의 결제 수단을 담을 수 있게 고안된
화이트카드(공카드) 유형의 페이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대부분의 페이들은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어 카드 결제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지만, 클립카드는 기존 신용 카드와 이용 방식이 유사하다.

이런 까닭에 이용 방법은 클립카드가 쉽고 친숙할 수 있다. 일단 KT의 모바일 전자지갑 앱인 클립을 통해 신용·체크·멤버십 카드를 등록하고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되면 일반적으로 쓰는 카드처럼 이용 가능하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방문한 매장 점원에게 클립카드를 내민 뒤 포스 단말기에 긁으면 결제가 끝난다. 교통 카드를 태그하듯 이용할 수 있도록 IC칩 탑재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등록할 수 있는 카드사는 비씨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3개사다. 연내 국내 모든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통카드는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바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1.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가 등록한 교통카드 잔액과 멤버십 바코드 번호, 결제할 카드 종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1번 충전하면 3~4주간 사용할 수 있다.
▲ 13일 열린 클립 카드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김형욱(왼쪽 다섯 번째)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 등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현택 한국스마트카드 페이먼트&플랫폼 사업부문장, 박순권 NH카드기획부 단장, 심성훈 K뱅크 행장, 홍필태 KEB하나카드 미래사업본부장,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 고원석 롯데카드 영업본부장, 이강혁 BC카드 사업지원부문 부사장, 이승록 우리카드 부사장, 최현숙 IBK기업은행 카드사업그룹부행장, 주태욱 SC제일은행 리테일상품부 부장

◇ 성공 가능성은 
 
KT가 기존 카드 형태의 페이로 시장에 뛰어든 것은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법이 오히려 간편하지 않아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간편결제의 경우 네트워크, 스마트폰 앱 구동, 특정 제조사의 단말기, OS(운영체제), 통신사에 따라 이용이 제한된다. 
 
KT 관계자는 "국내에 나온 'OO페이'란 이름의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는 역설적으로 사용법이 간편하지 않고 실물 카드의 보조 수단으로 인지되는 점에 착안해 화이트카드(공카드) 형태로 페이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립카드를 사용하기 전 등록한 패턴락(잠금기능)을 풀어야 하고 분실 신고를 하면 모든 정보가 삭제되는 등 보안 기능도 강점이다.
 
다만 화이트카드 방식의 페이는 기기를 판매해야 서비스를 할 수 있으므로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하는 수준 이상의 프로모션과 영업 활동이 요구된다. 클립카드도 기기 가격이 10만8000원이다. 
 
이런 까닭에 KT와 경쟁해야 하는 스타트업이 대형 경쟁자 등장을 반가워 할 정도다. 배재훈 브릴리언츠 대표는 "화이트 카드 방식의 기기가 나오는 것은 이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화이트카드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브릴리언츠는 최근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com)에 이 제품을 올려 개인 대상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열흘 만에 140만달러 이상 모금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KT의 경우 국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카드사와 제휴, 신규 카드를 신청하면 무료에 가깝게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카드를 전월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캐시백을 해줄 계획을 갖추는 등 기존 카드 영업 방식과 유사하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클립카드는 현금카드, 금융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을 추가해 금융상품의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한국의 페이팔, 알리페이가 될 것"이라며 "올해까지 가입자 30만명을 유치하고 2020년까지 가입자 200만명, 연간 거래금액 27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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