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동영상 관련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전문 플랫폼이나 광고 업체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동영상 기반의 개인방송 서비스 업체인 아프리카TV는 아이템(별풍선)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 2분기 연결 매출 22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98억원)보다 14% 늘어난 것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215억원)에 비해서도 1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무려 10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방송진행자(BJ)들에 대한 광고수익 분배 여파로 지급수수료 등 영업비용이 늘면서 전분기(47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43억원에 그쳤다. 다만 전년동기(38억원)에 비해선 13% 늘어나는 등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요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주목하는 1인 방송 사업, 이른바 MCN(Multi Channel Network)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 대표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PC 시절부터 대용량 동영상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운영 관리하는 기술 노하우를 쌓아왔다. 그러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 환경에서도 쾌적하게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텍스트에서 시작한 디지털 콘텐츠가 이미지를 거쳐 동영상으로 진화하면서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라며 "스마트폰이란 개인화된 기기의 발전으로 MCN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바일 이용자들의 동영상 서비스 사용 시간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동영상 이용시간은 총 278억분(1인당 15.7시간)으로 전년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앱을 중심으로 사용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기에 붙는 광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 성적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KT 계열이자 국내 최대 온라인광고 미디어랩(판매대행) 업체인 나스미디어는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성장하면서 3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나스미디어는 동영상 콘텐츠 광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동영상 콘텐츠 시청이 늘어나면서 관련 광고 시장도 물량이 넘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도 동영상 산업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최대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특히 동영상 광고의 호조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고공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5% 늘어난 93억달러, 영업이익은 무려 60% 증가한 44억달러를 달성했다. 올 2분기 전체 매출 가운데 모바일광고 매출(78억6000억달러)의 비중은 85%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광고 가운데에서도 뉴스피드와 동영상의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계에선 모바일 및 동영상 광고가 향후 2~3년간 페이스북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이스북 플랫폼 외에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등 산하 서비스에 동영상 기능을 강화하면서 성장세에 불을 붙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동영상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는 1인 방송 창작자들이 자사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를 통해 글로벌 실시간 동영상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YG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K팝 가수들의 음원과 영상을 확보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첫 화면에 동영상 전용 플랫폼을 개설한다거나 전용 앱 플레이어를 추가하면서 이용자가 손쉽게 동영상을 접하고 소비하도록 신경쓰고 있다. 포털 다음 PC·앱, 카카오톡 채널을 아우르는 동영상 콘텐츠 유통 창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