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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네이버, 이미지·음성검색 강화 이유는

  • 2017.09.10(일) 14:42

'스마트서치' 개발·'네이버i·쇼핑' 카메라로 진화
검색·쇼핑 플랫폼 경쟁력 강화 차원 분석돼

 

네이버가 최근 모바일 검색을 개편하면서 이미지·음성 검색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기존 '스마트 서치' 기능을 더욱 강화한 것이죠. 사용자가 찾고 싶은 대상을 이미지와 음성·음악 등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면,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척척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 기능을 써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검색 결과가 100%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정말 신기하고 편리했기 때문입니다. 또 네이버가 이런 기능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지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음성 검색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번 검색 개편으로 네이버 모바일 검색창 오른쪽에 '카메라'와 '마이크' 아이콘이 생겼는데요.

 

우선 카메라 버튼을 클릭하고 스마트폰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입력하거나 현재 보고 있는 사물을 촬영하면 네이버가 그 이미지를 토대로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 밀짚모자를 쓴 사진을 불러왔을 때 나타나는 네이버 검색 결과.[사진=김동훈 기자]

 

예를 들어 제가 어제 제주도에 가서 밀짚모자를 쓰고 촬영한 뒷모습을 사진첩에서 불러오니 네이버는 밀짚모자를 포착했습니다. 그런 뒤 정확하게 밀짚모자를 비롯한 다양한 모자 관련 검색 결과가 쏟아졌습니다. 한 번 써보니 활용처가 무궁무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어머니가 설악산에 다녀왔다며 스카프를 착용한 사진을 보내면, 아들은 그걸 보고 똑같은 브랜드 제품을 찾아 깜짝 선물을 할 수도 있겠죠.

 

이어서 현재 마시고 있는 단순한 디자인의 커피잔을 촬영해봤습니다. 역시 커피잔 관련 정보가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까마귀가 있는 밑밭'이 담긴 커피잔을 촬영했더니 엉뚱하게도 비슷한 색상의 섬유탈취제, 애호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념 배트' 따위가 검색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 아직 완벽하진 않은 검색 결과 값. 커피잔을 촬영해 검색했더니 유사한 색상의 섬유탈취제가 나타난다. [사진=김동훈 기자]

 

사물의 형태보다는 색상을 우선해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모양입니다. 검색 데이터가 쌓이면서 점점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음성 검색 기능을 이용해봤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를 열고 '커피'라고 말했더니 커피 관련 쇼핑 정보가 나왔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라고 말했더니 해당 위치와 관련한 정보가 나옵니다. '공채'라고 말해보니 사람인, 잡코리아 등 채용 정보 사이트가 네이버의 검색광고 상품인 '파워링크' 검색 결과로 등장합니다.

 

실제 사용자의 관심사 기반 검색 결과도 있지만, 네이버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상단에 배치되는 식입니다.

 

이밖에 바코드·QR코드를 촬영하면 관련 정보를 노출하는 기능과 문자인식(OCR)을 통해 외국어를 번역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처럼 직관적이고 편리한 검색 기능 제공을 통해 네이버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이미 강력한 쇼핑·검색 플랫폼 지위도 더욱 강화하려는 복안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쟁력 강화는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수익으로도 연결되겠죠.


실제로 네이버는 매일 평균 약 2700만명이 모바일을 통해 방문하는 국내 검색 점유율 1위 사업자입니다. 그래서 네이버의 매출 가운데 광고와 검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지난 2분기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검색) 매출은 5205억원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했고요. 광고(노출 당 과금 상품) 매출도 1177억원으로 전체의 10%를 기록했습니다.

 

네이버가 검색 사업을 꽤 오래해왔으니 검색 분야 매출 증가율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것이란 생각도 할 수 있는데요. PC 부문이 주춤한 대신 모바일 검색이 활발해지면서 성장성은 여전합니다. 2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보다 21.9%,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도 12.6% 증가했습니다. 모바일 검색 기능 강화를 통해 이런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강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대화형 시스템인 '네이버i'와 '쇼핑 카메라'(가칭)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 알리바바나 SK플래닛의 11번가가 챗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아마존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 '에코 쇼'를 출시하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를 볼 때 네이버의 행보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은 방향성으로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이 네이버와 같은 검색 플랫폼 사업자를 위협하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외에서 네이버가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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