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동계올림픽 국제방송센터(IBC)에서 42m 떨어진 곳에 있는 맨홀 안 모습. KT는 "SK텔레콤이 올림픽방송통신망(왼쪽 회색)을 무단으로 파손하고 자사 케이블(오른쪽 빨간색)을 설치했다"면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KT] |
통신업계 다툼이 다시 벌어졌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통신관로를 훼손했다며 SK텔레콤을 고소했다. 특히 KT는 SK텔레콤의 행위가 고의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단순 실수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KT가 경쟁사의 실수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은 지난 10월31일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KT 소유의 통신시설 관로를 훼손하고 자사 광케이블을 연결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KT가 11월24일 SK텔레콤을 상대로 업무방해죄 및 재물손괴죄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KT는 해당 관로에 광케이블을 연결하려면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조직위는 물론 KT와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고의성을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KT는 올림픽을 대비해 지난 2015년부터 2년 넘게 통신관로를 설치한 데다 통신사들이 쓰는 선은 색깔로 구분돼 있어 해당 지역에서 공사하는 통신업체 사람들은 어떤 것이 KT 관로인지 알고 있다"며 "국가적 이벤트를 앞두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관로 훼손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통신사 간 유사사례가 과거에도 많았던 바, 당초 양사가 협의해둔 '전기통신설비협정서'와 같은 절차도 있어 이에 따라 피해를 복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훼손 사실은 맞으나 고의는 아니다"면서 "통신사 사이에선 실수로 종종있는 해프닝인데, 마치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훼손했다는 식의 과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22일 실무자 간 사과하고 마무리된 일로 알았으나 KT가 이틀뒤인 24일 고소까지 했다"며 단순한 실수를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