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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통신관로 훼손 논쟁…KT 뒤끝?

  • 2017.12.20(수) 14:56

평창서 SKT에 "사과하라" 볼멘소리
"지나치게 사실 부풀려"…감정싸움

[평창=김동훈 기자] 이달초 KT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자사 통신시설 관로를 SK텔레콤이 무단으로 훼손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고의가 아니라 현장 근로자가 착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맞대응을 했는데요. 이 일로 두 회사는 한동안 '진실 게임' 공방을 벌였죠.
 
이후 논란이 잦아드는가 했는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KT가 다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두 회사의 감정싸움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 KT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평창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 통신관로 훼손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사진=김동훈 기자]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5세대(5G) 통신 서비스 준비 상황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19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KT는 100여명의 기자들을 데리고 평창 일대를 돌아다니며 브리핑을 했는데요. 

 

이날 KT는 통신관로 훼손이 벌어진 문제의 현장 인근에 기자들을 데려와 SK텔레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KT는 '알펜시아 700' 골프클럽(GC)과 바이애슬론 경기장, 스키 점프대, 알펜시아 콘서트홀에 이르는 3.3km 구간 등 4곳에서 SK텔레콤의 맨홀 훼손 및 내관 무단 사용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KT는 이날 별도의 소개 자료까지 갖춰놓고 작정하듯 SK텔레콤을 공격했습니다. KT 고위 관계자는 국제방송센터(IBC) 인근의 자사 통신 관로(올림픽 통신·방송 중계망)를 SK텔레콤이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국가적인 이벤트를 앞두고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며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KT의 네트워크부문을 이끄는 오성목 사장 역시 "(SK텔레콤)이 아직도 피해 복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가 지나치게 사실을 부풀리며 트집을 잡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건을 4건인 것처럼 얘기하고 새로운 사실이 나온 것처럼 계속 노이즈를 만들고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T가 추가로 문제 제기한 3건 가운데 하나인 국제방송센터 인근의 경우 지난 4일에 원상복구됐다"며 "슬라이딩센터 존은 SK텔레콤이 포설한 사실 자체가 없어 경찰 조사에서 KT가 지난 15일 고소를 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스키 점프대의 경우 SK텔레콤이 강원도 개발공사와 임차계약을 맺어 사용하는 지역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여기에 KT가 무단으로 점거 중인 케이블을 빼고 이달 29일까지 그 내관에 자사의 내관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이 일은 두 회사간 합의가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KT는 강원도 개발공사 소유 시설에 설치한 것은 자사 소유 관로이므로 SK텔레콤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재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통신사들이 상대방을 헐뜯고 편법 행위를 들춰내며 감정 싸움을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포화된 국내 통신 시장에서 가입자를 뺏어 오기 위해 지나친 경쟁을 벌이다 보니 치고받는 일이 자주 벌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동계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를 앞두고 다툼을 벌이는 것은 썩 좋은 광경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세계인들의 이목이 평창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흉물처럼 절단된 통신 케이블의 모습을 드러내며 설전을 주고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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