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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빗썸, 1위 탈환 '절치부심'

  • 2018.02.19(월) 17:17

[가상화폐와 거래소]
1세대 거래소, 전문가 영입·안정화 총력
주요주주 비덴트-옴니텔 삼각편대 '눈길'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비트코인 등 코인 매매를 대행해 주는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았고 운영 회사의 정보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자지갑 해킹과 고객 개인정보유출 등 잇따른 사고 발생으로 보안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확실한 대비책이 있는지 검증된 곳이 많지 않다. 국내 4대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및 경영진 현황과 특징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국내 1세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후발주자 업비트에 1위 타이틀을 빼앗긴 뒤 왕좌 탈환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과 거래소 춘추전국시대를 이끈 명성을 되찾고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시스템 안정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빗썸은 지난 2014년 1월 엑스코인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서비스 석달만에 국내 1위 거래소로 올라선 곳이다. 초기부터 비트코인 미수(투자금 일부를 증거금으로 최대 3배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일종의 외상 거래)와 월드트레이드(해외 거래소 매매 대행)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명실상부 국내 1위 거래소의 입지를 다졌다.
 
오픈 이듬해인 2015년 7월 지금의 빗썸이란 서비스명으로 변경하고 비트코인 선불카드와 자체 상품권몰을 런칭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대시 등으로 거래 코인을 늘리면서 거래금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5월 한달 거래량 5조원을 기록한데 이어 7월에는 하루 거래량(7월19일)이 무려 1조원으로 불어나면서 '세계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일 코인힐스(가상화폐 거래소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빗썸은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6위다. 작년말 후발 주자인 업비트(현재 글로벌 순위 4위, 국내 1위)의 급부상으로 인해 국내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여전히 세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주요 거래소다.
 
◇ 복잡한 지배구조 눈길
  
빗썸은 단기간에 급성장한 이력 만큼이나 다양한 투자 유치로 인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 2014년 1월에 설립됐다. 창업자인 김대식 대표이사는 작년 11월 사임하면서 현재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는 지분 76%를 보유한 엑스씨피(XCP)란 곳이다. 지난 2015년 4월 설립한 엑스씨피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창업 멤버인 이정아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아울러 김재욱 비티씨코리아닷컴의 공동대표와 이상준·박병주 이사가 각각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등 대부분 비티씨코리아닷컴측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회사는 올해초 비티씨홀딩컴퍼니란 사명으로 간판을 바꾸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엑스씨피에 이어 2대 주주가 지분 10.55%를 보유하고 있는 비덴트란 회사다. 비덴트는 고화질(HD) 디지털 방송용 디스플레이를 개발 및 제조하는 방송장비 업체다. 주력인 방송장비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초 사업 목적에 가상화폐를 추가했다. 또 사명을 세븐스타웍스에서 지금의 비덴트로 교체했다.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 투자에 나선 것도 이 시기다. 
 


비덴트는 지난해 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비티씨코리아닷컴 주식 1250주를 30억원에 사들였으며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인 엑스씨피의 주식 1000주(지분 10%)도 23억원에 매입했다. 아울러 모바일 상거래 및 콘텐츠 기업이자 가상화폐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옴니텔의 지분 111만주(6%)를 50억원에 사들이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 활동에 나섰다.
 
옴니텔은 지상파DMB 사업자인 한국DMB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비덴트와 비슷한 시기에 신규 사업목적으로 가상화폐를 추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 24억원을 들여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8.44%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작년 9월에는 비덴트와 함께 50 대 50 공동 출자로 코인스닥이라는 신생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코인스닥은 빗썸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제 2의 빗썸을 키우기 위해 만든 법인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티씨코리아닷컴도 출자에 나서 현재 비덴트-옴니텔-비티씨코리아닷컴 3개사가 각각 코인스닥 지분 33.33%을 갖고 있다.

 

◇ 김재욱 공동대표의 화려한 면면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유독 눈길을 모으는 인물이 등장한다. 창업자인 김대식 대표이사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재욱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하정우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대표이사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초 비덴트와 옴니텔의 사내이사로 나란히 이름을 올린데 이어 비티씨코리아닷컴과 그 지주사 엑스씨피에 각각 등기임원으로 선임되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비덴트 대표이사에 취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의 대표이사직에도 이름을 걸치고 있다. 그가 작년 3월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는 옴니텔의 최대주주(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위지트)는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의 출자자이기도 하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비덴트, 옴니텔이 삼각편대를 이뤄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이끄는 모습이다. 비티씨코리아닷컴을 비롯해 주요 주주사 경영진에 어김없이 김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지배구조 최상단에도 그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선 김 대표가 사실상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오너'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비티씨코리아닷컴 관계자는 "회사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김재욱 공동대표의 이름이 여러 곳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회사의 경영 전권은 전수용 공동대표가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시스템 안정화에 공들여


빗썸은 후발주자인 업비트에 최근 거래소 1위 타이틀을 내주면서 2위로 내려 앉았으나 세계 가상화폐 거래량의 6.81%를 차지할 정도의 글로벌 대형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다만 빗썸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빗썸은 코인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거래량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서버 점검도 덩달아 빈번해지면서 투자자 빈축을 사고 있다.

 

빗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시스템 안정화 및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말에는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그는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에서 벤처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고도소프트와 모빌리언스, 이니시스 등 국내 주요 핀테크기업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작년 말까지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이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작년 8월에는 금융감독원 출신인 이상준 자본시장조사1국 팀장을 데려와 금융전략기획실을 맡겼다. 그는 금감원에서 자본시장조사국, 자산운용검사국, 감사실 등에서 근무했다.

 

빗썸은 고객 편의를 위해 대응 인력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7월 300평 규모의 통합 고객서비스 센터를 새로 구축하면서 관련 인력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현재 본사에 220명과 콜센터에 230명 등 총 45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작년초 불과 20여명에 불과했던 본사 직원은 1년 사이에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


보안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자체 전문 고객보안팀인 리스크 매니지먼트(RM)를 개설했다. 이상 거래 징후를 미리 파악해 위험을 사전에 막고 내외부 보안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실적은 지난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 작년 1월~7월까지 매출은 49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05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이 무려 82.3%에 이른다.

 

아울러 지난해말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 매각 실사 과정에서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간 매출은 1882억원, 영업이익 1645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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