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 수출 제한이 중국과 연계된 국내 통신사 때문이라는 외신 보도에 중국산 장비를 쓰는 통신사들에 불똥이 튀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등 보안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중국산 통신 장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유선 장비는 3사 모두 백본망과 전송장비에 사용 중이며, 무선은 LG유플러스만 5G망 등에 화웨이 장비를 쓴다.
유선 백본망은 전송장비들과 광케이블이 그물처럼 연결된 통신 고속도로망으로 막대한 트래픽을 감당하는 뼈대(Backbone)다. 통신업계는 과거 이 백본망에 들어가는 전송장비 중 패킷전달망 장비(PTN), 파장분할다중화장비(WDM) 등을 중국산으로 도입했다.
중국산을 도입한 이유는 화웨이 등의 제품 가격이 저렴했고 기술력과 성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화웨이 장비가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통신사뿐 아니라 IT, 금융사들도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무선의 경우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통신사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도 서울, 수도권 북부, 강원 일부지역에 설치된 5G 기지국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4G 이동통신 LTE 서비스를 위해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당시에도 중국산 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이 있었지만 LTE 서비스를 하는 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에 LG유플러스는 2018년경 5G로 넘어갈 때도 화웨이 장비를 계속 쓰기로 했다.
LTE에서 5G로 서비스가 바뀔 때 통신사가 관련 통신망과 장비를 모두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통신사들은 5G와 LTE를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LTE와 5G의 연동성이 중요하다. 만약 지금 화웨이의 5G 장비를 걷어내려면 기존 LTE장비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
중국산 무선 장비 관련 KT의 초소형 기지국(펨토셀)도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KT 펨토셀은 국내 협력업체가 직접 생산·납품하고 있어 중국산이 아니다. 지난해 해킹 사태는 범죄 조직이 중국산 팸토셀을 불법으로 개조해 이통통신망에 접근한 사건이다.
업계는 통신망에 일부 중국산 장비들이 쓰이고 있지만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유선 전송장비는 데이터를 단순히 전송하는 역할을 해 데이터를 들여다보거나 가공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가입자 정보 등을 처리하는 것은 코어망이나 가입자망이지 백본망에 사용되는 전송장비는 고속도로로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보안 이슈가 없다"고 했다.
보안업체 한 관계자도 "유선에 사용되는 WDM과 PTN망은 일반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폐쇄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보 탈취 등 목적으로 이 망에 접근하려면 물리적으로 광케이블에 침입하거나 내부 관리용 PC를 먼저 감염시켜야 하는데 일반 해커가 접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선망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LG유플러스도 철저하게 보안을 챙기고 있다. 이 회사는 스페인 국제보안 검증연구소로부터 CC인증 획득, GSMA/3GPP 보안보증체계인 NESAS 보안평가 등을 통해 보안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통신업계는 이번 이슈에 대해 아쉬움도 드러냈다. 확인되지 않은 언론 보도에 국내 통신사에 불똥이 튀면서 보안 문제가 불거졌고, 미중 안보 갈등 등 정치적 이슈에 관련없는 통신사들이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근거나 사실 확인 없이 특정 외신보도가 확산되면서 중국과 관련이 전혀 없는 국내 통신사들이 논란에 휘말렸다"며 "이번 사태는 트럼프 정권 1기 때도 그랬지만 미중 분쟁에 따른 정치적 이슈일 뿐 중국과 관련성, 보안 문제 등은 근거 없는 얘기다"고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미토스5 등의 사전 사용자 명단에서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통신사를 발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