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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5G]①앞당겨진 시계

  • 2018.03.08(목) 10:49

10년 주기 진화…5G 한템포 빨라
국가아젠다…4차산업혁명 가속화

4차산업혁명 기반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2019년 3월 우리나라에서 상용화 된다. 이는 세계 최초이자 당초 계획인 2020년 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한발 빠른 5G 서비스의 의미를 짚어보고 지금의 4G LTE와의 기술적 차이점, 달라질 서비스 환경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우리나라에서 처음 휴대폰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이다. 당시 미국 모토로라에서 만든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폰은 크고 무거워 '벽돌폰'으로 불렸다. 벽돌폰은 지금처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는 아니었으나 유선전화의 속박에서 벗어나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통화를 할 수 있는 기기였다. 
 
이동통신은 1980년대 아날로그 음성 기반의 1세대가 등장한 이후 지난 30년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진화는 대략 10년 주기로 전송 속도, 용량, 효율성 측면에서 기술적 도약을 이뤄왔다. 1980년대 1G를 시작으로 1990년대 2G, 2000년대 3G, 2010년대 4G를 거쳐 2020년 5G를 향해 가고 있다.  

 

1~4G까지 이동통신은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의 속도 및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5G는 단순히 속도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다. 5G의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은 물론 모든 사물까지 연결시켜 다양한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 모델까지 창출하는 혁신적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세계최초 5G 상용화 타이틀 '주도권 경쟁'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쥘 계획이다. 정부가 이를 국가 어젠다로 정하고 로드맵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6월 5G용 주파수 경매를 시작하고 2019년 3월 상용화에 이어 2022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가 차원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건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내년 3월을 5G 상용화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국제주파수 분배 및 기술표준화를 위한 국제연합(UN) 산하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5G 상용화 시점(2020년)보다 1년 가량 빠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5G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한템포 빠르게 움직였다. KT는 지난달 개막했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관심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오는 5월 5G 주파수 경매 입찰 공고를 내고 6월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는 주파수는 3.5GHz 대역의 300MHz폭과 28GHz 대역 1000MHz폭이다.

초기에는 트래픽이 집중하는 서울, 수도권 지역과 일부 대도시에 우선적으로 5G 통신망을 구축하고 점차 전국으로 영역을 확대해 전국망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표준에 대응하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의 움직임은 민첩하다. 이동통신은 이용자가 세계 어느 나라에 가든 동일한 서비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 사업자들은 기술 표준을 따라야 한다. 표준은 공식 인정된 표준화기구나 이해관계가 같은 기업들이 모인 단체에서 합의한 절차에 따라 제정된다.
 
이 기술표준을 만드는 기구 가운데 하나가 지금의 4G LTE를 세계적으로 확산 보급한 '3세대 파트너십 프로젝트(3GPP)'란 국제민간기구다. 현재로선 이 기구가 정하는 5G 관련 이동통신규격이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 5G폰 출시가 진정한 상용화


3GPP는 작년 12월 5G 상용화를 위해 NSA(Non-Standalone) 표준을 승인했다. 우리말로 비(非)단독이라는 의미의 NSA는 지금의 4G LTE에 5G를 혼용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NSA는 기존 LTE에 5G를 추가하는 개념이라 구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SA(Standalone·단독) 기술 표준은 오는 6월 결정될 예정이다.


작년말 NSA 기술 표준이 결정되자 미국 버라이즌과 AT&T는 올해 말까지 각각 일부 도시에서 5G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자 국내 이통사들과 과기정통부는 원래 계획(2019년 하반기)보다 앞당긴 2019년 3월 5G 상용화를 추진키로 했다.

  
사실 미국 통신사들이 발표한 5G 상용화 서비스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이들이 발표한 상용화 계획은 일반적인 이동통신 서비스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의 계획은 고정형 무선 엑세스를 통해 유선망에서 와이파이 공유기 같은 형태의 기지국으로 기가급 속도의 무선 통신을 제공하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가 올해 말에 구현된다 해도 5G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나오지 않아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버라이즌은 노트북 혹은 가정에서 많이 쓰는 무선 전화기 같은 형태의 기기를 통해 5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용화 시점에 맞춰 전용폰이 출시되면서 제대로 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 업계에선 상용화 시점인 내년 3월 삼성전자의 5G폰이 나오면서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서비스와 그에 상응하는 휴대폰 단말기 출시가 톱니바퀴 맞물리듯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5G 상용화에 열성인 이유는 5G가 4차산업혁명의 필수 요소로서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5G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며 상용화 이후에도 관련 생태계 선점을 위한 국가 차원의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4G LTE 통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스마트폰이 이렇게 보편적으로 확산될 것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5G 시대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야가 등장할 것"이라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및 홀로그램,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들은 5G 통신망에서 훨씬 안정적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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