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이야기 입니다. SK텔레콤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발표했었죠.
이동통신(MNO), 미디어, 사물인터넷(IoT)·데이터, 서비스플랫폼 등 4대 사업부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들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조직개편과 함께 발표된 임원인사에는 신규 및 승진인사만 발표됐습니다. 소문으로만 '물갈이 폭이 컸다'고 전해졌습니다. 특히 2016년말 인사는 박정호 사장 취임과 함께 이뤄진 것이라 박 사장 의견이 100% 반영됐다고 보긴 어려운 반면 2017년말 인사는 의중이 실린 인사라 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살펴봤습니다. 몇 명의 임원이 의원면직됐고 계열사 전출이 이뤄졌는지 말입니다.
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작년말 부터 올해초 사이 의원면직된 임원은 7명 입니다. 관계사 전출 임원은 11명 입니다. 총 18명의 임원이 SK텔레콤을 떠난 셈입니다.
이는 작년말 기준 미등기임원 94명 가운데 약 20%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특히 신사업추진단장, IT 인프라본부장, 고객중심경영실장 등 요직에 있던 임원들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관계사 전출의 경우 승진이나 이전한 회사에서 필요로 해 간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룹내 인력 재배치 차원에서 말이죠. 다만 통상적으로 볼 때 최고경영자(CEO)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임원을 전출 보내는 경우는 없으니 전출 임원도 일정부분 CEO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야한다는 것이 업계 분석입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사실 작년말 임원 인사는 CEO 경영방침과 부합되지 못한 임원들이 대거 나간 측면이 있다"면서 "조직개편과 함께 각 사업부장들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도록 한 조치도 그 일환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예전과 달리 사업부장들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업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 일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CEO의 경영방침에 잘 따라 사업부간 시너지를 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입니다.
관계사 전출 임원이 많은 만큼 빈 자리를 채운 관계사 전입 임원도 많았습니다.
서성원 MNO사업부장, 김진우 오픈 콜라보(Open Collabo) 개발그룹장, 유경상 통합플랫폼 오퍼링 유닛(Offering Unit)장이 SK플래닛에서 SK텔레콤으로 이전했고 김진원 재무그룹장이 SK USA 대표에서 들어왔습니다. 윤풍영 PM그룹장, 오세현 블록체인사업개발 유닛장은 SK㈜ C&C에서 영입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박정호 사장이 취임한지 2년째로, 임원 라인업도 셋팅이 된 만큼 본격적인 경영 드라이브가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