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자체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lambda)256을 이끄는 박재현 연구소장은 지난 7일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전략을 소개했다.
▲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연구소 람다256을 이끄는 박재현 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이크임팩트란 사무공간에서 블록체인 동향과 연구소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
박 연구소장은 "이달 중 블록체인 관련 요소 기술 및 도메인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내달에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3분기에는 자체 플랫폼인 DBS(두나무 블록체인 서비스, Dunamu Blockchain Service)를 시험 공개하고 내년 1분기에 정식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람다256은 블록체인 기술 저변 확대 및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두나무가 지난 5월 설립한 연구소다. 박 연구소장은 포항공대에서 전산을 전공했으며 지난해 이더리움 연구회를 설립해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 삼성페이와 삼성 챗온 메시지 서비스 등을 개발했으며 SK텔레콤에서 티벨리(T-Valey)· 서비스 부문 전무 이사로 있으면서 프리랜서를 위한 공유경제 플랫폼인 '히든' 개발을 주도했다.
박 연구소장은 "지금의 블록체인은 코인 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비롯해 가상화폐공개(ICO) 버블과 스캠(사기 코인) 등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다"라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거의 사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지금의 블록체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블록체인을 선도하는 이더리움 진영에선 ICO 업체들의 권한을 분산하는 '탈중앙화 ICO'를 추진하고 있다. 블록의 크기를 줄여 보다 빠른 속도로 구동하는 이른바 '플라스마(Plasm)' 기술도 언급했다.
박 소장은 "비록 모든 블록체인이 살아남지 못하겠지만 다수는 다양한 형태와 용도로 확산하거나 다른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할 것"이라며 "1~2년 내에 지금의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의 람다256이 개발 중인 DBS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제작 도구다. 마치 아마존의 AWS(아마존웹서비스)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사용자에게 블록체인과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손쉽게 제공하는 개발 패키지다.
박 연구소장은 DBS가 지금의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점들을 해결한 차세대 기술이 될 것이며 이를 계기로 블록체인 대중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DBS는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나 스타트업 등에서 손쉽게 블록체인 기반의 앱이나 서비스를 뚝딱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투명한 댓글 관리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는 언론사라면 DBS에서 제공하는 블록체인을 설치, 기존 댓글 기능에 가상화폐 코인을 추가하는 식으로 이를 구현할 수 있다.
박 소장은 블록체인 시장이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옮겨 사용하는 단순 설치형의 BaaS(Business as a Service)에서 고성능의 공유 플랫폼인 'BaaS 2.0'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소장은 "이것이 실현되면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기존 웹 기반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다"라며 "이를 활용하면 상품 토큰이나 사회적 토큰, 지역 토큰 등 다양한 분야와 용도의 가상화폐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캐나다에선 기업의 주식 발행을 아예 가상화폐로 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라며 "국내서도 지자체 선거 유세에서 후보자들이 지역 토큰을 많이 언급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앱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블록체인과 관련한 지금의 기술적 문제점이 해결되면 새로운 DApp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람다연구소도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