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세진 가운데 국내 첫 OTT 연구 단체인 '한국OTT포럼'이 출범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학회 성격의 연구 모임으로 출범하지만 향후 국내 OTT 사업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어서 이해 관계가 복잡한 국내 OTT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OTT포럼은 오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념 세미나를 열고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OTT포럼은 OTT를 둘러싼 방송 시장과 이용자 보호, 국내외 환경 분석, 정책 등을 포괄하는 전문적이고 개방적인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OTT포럼 초대 회장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맡았다.
OTT포럼 관계자는 "OTT포럼은 순수한 연구 모임"이라면서 "OTT포럼 가입은 교수, 연구원, 정부·국회 관계자, 기업 관계자 등 개인으로 한정된다"고 단체의 성격과 운영방식을 설명했다.
이처럼 공식적으로는 '순수한 연구 모임'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나 국내 OTT 사업자들의 핵심 인력들이 참여하면서 사실상 국내 OTT 사업자들만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OTT 업계는 인수·합병(M&A)뿐만 아니라 이합집산이 진행되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글로벌 OTT에 대항할 초대형 사업자가 나오지 못한다면 적어도 한목소리를 낼 구심점은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은 통합 OTT를 만들기로 이미 손을 잡았으나, LG유플러스는 과거에 SK텔레콤에 인수될 뻔한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면서 넷플릭스와도 협력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CJ헬로를 파는 CJ ENM은 OTT 사업 '티빙'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내 OTT 사업자들이 대놓고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이런 까닭에 이같은 연구 모임의 역할이 물밑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OTT포럼은 초기부터 정부는 물론 국회의 관심도 받으면서 이같은 역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창립 세미나에 노웅래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맡을 예정이다.
특히 방통위는 외국 사업자와의 역차별 논란이 있는 국내 OTT 사업자에 우호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적용할 수 없는 규제는 국내 사업자에도 적용해선 안 된다는 말은 업계가 아니라 방통위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말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 박종욱 LG유플러스 모바일상품그룹장, 조대현 CJ ENM 티빙 사업본부장, 김성일 에브리온TV 대표, 김종원 SK브로드밴드 모바일사업본부장 등 6개 OTT 사업자 임원을 만나 이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OTT포럼 고위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시장의 이해 관계에 의존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도 "포럼 참여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포럼을 통해 논의의 장을 만들어 시장에 임팩트를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