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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웨이브', 콘텐츠 제작에 4년간 3천억 투입

  • 2019.09.16(월) 18:35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 매출 5천억원 목표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통합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인 '웨이브(wavve)'가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플랫폼 성장세에 더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통해 2023년말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사용자 생활 속에 스며드는 OTT"

16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6일 오후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POOQ X 옥수수 통합OTT 웨이브(WAVVE)'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웨이브는 시민들 속에 스며드는 유용한 OTT이자, 미디어 기업들 간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면서 "주어진 주요한 미션들을 굳건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가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를 통합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SK텔레콤 옥수수의 지난해 월간 실사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MAU)는 약 329만명이다. 같은 기간 푹의 MAU는 약 85만명으로 이 둘의 점유율을 합하면 1위가 된다.

특히 푹의 경우 올해 초까지 유료가입자 72만명 수준에서 정체기를 겪었으나, 지난 4월부터 SK텔레콤이 5G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휴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가입자 수가 급성장했다.

2023년까지 가입자 500만명 유치 목표

웨이브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 2023년 500만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함으로써 유료OTT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웨이브는 35가지의 복잡한 요금체계를 단순화하고 이용자 혜택을 대폭 증가시켰다.

이용자들은 베이직(HD) 7900원, 스탠다드(FHD) 1만900원, 프리미엄(UHD 포함 최상위 화질) 1만3900원 등 3종 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스탠다드 및 프리미엄 요금제는 계정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동시접속 회선을 제공한다. 18일부터는 신규 가입자에게 월 7900원 상당 베이직 상품을 3개월 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론칭 프로모션을 연다.

월정액 상품에 가입하면 별도의 비용 추가 없이 1000여편 영화와 계속 추가되는 인기 해외시리즈도 즐길 수 있다. 이 중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미드 3편은 국내에서 웨이브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또 SK텔레콤이 제공하는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와 e스포츠 채널도 제공한다.

'오리지널 승부수' 2023년까지 3000억원 투자

특히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본격적으로 맞서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에도 도전한다. 오는 2023년까지 초기 재무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된 자금 중 3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만 쏟아붓는다.

이태현 대표는 "이달 웨이브가 전체 제작비의 100%인 100억원을 투자한 조선로코 '녹두전'이 KBS2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될 예정이며 OTT로는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한다"며 "초기에는 시청자 접점 확대 차원에서 지상파에서 실시간 방송이 되지만, 가입자가 늘면 자체 방송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웨이브는 국내 토종 OTT라는 타이틀을 넘어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로 성장하는 것을 근본적인 목표로 내세웠다.

해외진출 계획은 총 3단계다. 1단계는 올해 10월 한국해외여행자 대상, 2단계는 내년 상반기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 상황을 살핀 뒤 국가별 콘텐츠를 더해 현지화를 진행해 속도를 붙인다는 구상이다.

이태현 대표는 "도쿄부터 이스탄불까지 그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도서관, 버스정류장, 스타벅스에서 모바일 웨이브 앱을 통해 우리의 콘텐츠를 보는 것이 웨이브 대표로서 그리는 그림이자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를 선도하는 OTT 사업자로 성장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미디어로 성장해, 미디어 산업 전체를 키우는 마중물이 되겠다는 것이다.

16일 오후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POOQ X 옥수수 통합OTT 웨이브(WAVVE)'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최승호 MBC 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OTT 규제 완화" 강력 요청

이날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과 함께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콘텐츠웨이브 주주사 사장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사장단들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OTT 규제 완화를 적극 요청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웨이브는 우리 콘텐츠가 글로벌 콘텐츠 대열로 합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합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라는 조건이 필요하다"며 "한류의 빅뱅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에 정부가 노를 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훈 SBS 사장도 "지상파 방송사가 웨이브를 제대로 일으킬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서 힘 써달라"며 "올해 말 디즈니가 상륙하기 전에 그간의 숙원사업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웨이브 역시 글로벌 OTT와의 규제 차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플랫폼사업본부장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토종 OTT들이 규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짚었다.

지난 7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OTT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으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 기업들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규제보다는 공정 경쟁을 위한 시장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오후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POOQ X 옥수수 통합OTT 웨이브(WAVVE)'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와 관련,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국내 OTT 서비스 확산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기영 장관은 "정부는 통합 OTT의 출범이 산업계의 혁신 시도로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들의 방송·미디어 분야 혁신 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시장 경쟁을 제약하는 낡은 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방통위는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간 상호협력을 지원하고 융합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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