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중소 알뜰폰 업체들과의 상생안을 내놨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이기도한 CJ헬로 인수 과정에서 알뜰폰 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의 지속적인 사업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를 선보였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란 통신사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즉 알뜰폰 사업자를 뜻한다.
이번 U+MVNO 파트너스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 ▲인스코비 ▲와이엘랜드 ▲ACN ▲큰사람 ▲아이즈비전 ▲유니컴즈 ▲머천드코리아 ▲스마텔 ▲코드모바일 ▲서경방송 ▲에스원 총 12개사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영업활동과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 등의 협업을 바탕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수익 개선과 가입자 확보 및 유지를 이뤄냄으로써 정체기인 알뜰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LG유플러스는 단말 제조·유통사들과 협상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해 LG유플러스가 직접 협상에 나서 신규 출시된 스마트폰과 중고 인기모델 수급을 지원한다.
여기 더해 프리미엄 정액형 선불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 고객들의 요금제 선택폭을 넓히는 동시에 사업자 수익성도 강화한다. 알뜰폰 5G 요금제 도입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알뜰폰 사업자의 대다수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직접 신규가입, 기기변경, 번호이동을 신청할 수 있는 '셀프 개통 서비스'도 내년 2월부터 시행한다.
동일명의 개통, 가입 후 서비스 미사용 휴대폰 등 비정상 가입자로 추정되는 사례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이상관리 확인 시스템도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오픈한다. 이전까지 사업자별로 별도 구매했던 유심도 지급해 비용 부담도 줄일 계획이다.
기존까지 피자, 놀이공원 위주로 사용되던 알뜰폰 멤버십 제휴처도 고객 관심도가 높은 곳으로 확대한다. 사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인 고객 홍보,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연내 U+MVNO 파트너스 전용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참여사 가입 고객 대상 각종 이벤트 행사 등 공동 판촉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번 상생안 발표가 CJ헬로 인수와 무관하게 진행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알뜰폰 사업을 국민이 통신을 누리는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 중소업체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번 상생안이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알뜰폰 분리매각을 회피하기 위해 급조된 프로그램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은 "알뜰폰 사업이 대기업의 자회사와 중소형 사업자로 개편된 가운데 5G가 출시되며 중소형 사업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자 위기의 상황이 도래했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매출 증가 수단이 아닌 사업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과정에서 알뜰폰을 분리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상생 프로그램을 유지할 방침이다.
반대로 만약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인수하게 되더라도 이번 프로그램에 투입하지는 않는다. 이번 사업은 오직 중소형 사업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KB국민은행이 내달 선보이는 알뜰폰 서비스 '리브 엠(Liiv M)'이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도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현재 CJ헬로 인수 막바지 단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해당 기업에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문제가 됐던 알뜰폰 사업 분리매각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 기업 결합을 위해 성사된 인수지만, 사실상 대형 알뜰폰 사업자가 탄생하는 셈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원 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