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엔엑스씨(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레고 거래 사이트 '브릭링크'를 매각하면서 함께 매각하는 레고 관련 제작 자회사 '소호브릭스'에 추가 출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엔엑스씨에 따르면 소호브릭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8억3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소호브릭스 지분 100%를 보유한 엔엑스씨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소호브릭스가 발행하는 신주는 830주 규모이며, 납입일은 오는 10일까지다.
흥미로운 대목은 레고그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엔엑스씨가 보유한 세계 최대 레고 거래 사이트 브릭링크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공개하면서, 소호브릭스도 이번 인수에 포함됐다고 밝혔던 점이다.
당시 레고그룹은 브릭링크와 소호브릭스 인수 사실을 밝히면서 소호브릭스 관련 인수조건은 확정되지 않아 연내 마무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인수 기업의 발표 이후 피인수 회사가 이사회를 열고 추가 출자에 나선 까닭에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나, 회사 측은 단순한 운영자금이라고 밝혔다.
엔엑스씨 관계자는 "소호브릭스도 매각된 것이 맞다"며 "현재 마지막 작업이 진행중인데, 12월까지는 운영해야 하므로 관련 자금 조달 목적의 유상증자"라고 말했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소호브릭스는 1개월 운영자금의 자체 조달이 어려워 유상증자가 필요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 회계 전문가는 "매각 무산에 따른 계속 운영자금으로 보기에는 소액이고, 인수한다는 레고그룹이 투자하는 내용도 보이지 않아 (사실관계)해석에 제한이 있다"면서도 "회사의 최근 자금 출처나 영업 활동을 정확히 파악해야겠으나, 1개월 한시 운영자금 혹은 퇴직금 등으로 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호브릭스의 공개된 자금 출처와 영업 상황을 보면 이같은 추정이 다소 이해된다. 2016년 설립된 소호브릭스는 플라스틱 블록 등 어린이용 완구 제조 사업을 한다고 밝혀왔으나, 눈에 띄는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또 대규모 자금 출처는 엔엑스씨였다. 앞서 엔엑스씨는 지난 3월에도 소호브릭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 규모의 출자에 나섰고, 지난해 말에도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아울러 올해 소호브릭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상품 용역 거래 관련 공시를 보면 넥슨 재단과 브릭세트 제작 및 배송 계약을 맺은 것이 전부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레고 팬으로 알려진 김정주 대표의 꿈은 여기서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레고그룹에서 운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