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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실검 중단·매크로법 적용하면 '非정치적'일까

  • 2020.02.20(목) 15:39

네이버, 총선 선거운동 기간 실검 중단
다음, 2월20일부터 실검 서비스 종료
"이용자 대부분, 실검 폐지에 부정적 의견"

네이버가 4월 국회의원 선거 공식 운동이 펼쳐지는 4월2일부터 15일까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실검)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도 포털서비스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2월20일부터 종료했습니다. 

네이버는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급상승검색어 운영을 중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도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됐다고 판단"했다며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종료 이유를 밝혔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는 구글이나 야후, 바이두 등에도 있지만 대부분 메인페이지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 포털사들은 실검 서비스를 포털사이트 전면에 노출하거나 모바일 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치했죠. 

실검 서비스는 사람들이 현재 가장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를 보여줍니다. 현재 이슈나 관심사를 알 수 있죠.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실검이 만들어진 본래 목적이 태풍이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위험을 인지하는 공익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실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죠.
>> 관련 기사: 네이버·카카오 "실검 기능 폐지여부 검토하겠다"

하지만 포털의 실검은 마케팅에 활용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된다는 논란이 항상 있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실검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용자의 관심과 사회현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고 재난이나 속보 등 빠르게 알아야 할 이슈를 공유할 수 있어 서비스를 유지해왔습니다. 

또 사용자들이 실검 서비스를 통해 계속 새로운 이슈를 검색하면서 자사 사이트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에도 좋은 수단이기도 했고요.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원하는 서비스였죠. 

하지만 정치권은 달랐습니다. 포털사이트에 대한 압박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매번 국정감사 때마다 정치적 편향성 관련해 포털업체를 질타하고 선거 때만 되면 연관검색어, 뉴스배치 등과 관련해 포털이 정치적 편향성을 지녔다며 지적했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양쪽에서 한쪽은 보수라고 하시고 한쪽은 진보라고 하시니까"라며 난처한 입장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왼쪽)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에는 '매크로 금지법'도 여야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크로 금지법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매크로 프로그램(단순·반복 작업을 자동 처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실검 조작 금지 등의 대책을 의무화한 법안입니다. 

정치권은 포털의 정치성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털사이트가 어떠한 정치적 편향성도, 어떠한 정치적 콘텐츠도 담지 않길 원합니다. 

진보적 이슈가 많을 때 실검에 관련 검색어가 오르게 되면 보수적 성향의 정치권에서는 '진보에 편향됐다'라고 생각하고 보수적 이슈가 많을 때 실검에 관련 검색어가 오르게 되면 진보적 성향의 정치권에서는 '보수에 편향됐다'라고 생각을 하죠. 이로 인해 여론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을 폄하하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을 실검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 주제의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포럼에서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부정적인 측면 긍정적인 측면을 모두 인지하고 있고 똑똑하다"면서 "인터넷 이용자 조사 결과 대다수 이용자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폐지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어찌됐든 포털들은 실검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거나 종료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매크로법도 여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검이 중단되고 매크로법이 생기면 과연 포털은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포털은 다양한 콘텐츠가 모여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 받는 곳입니다. 결국 '정치'를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죠. 또다른 정치적 논란에 쌓이게 되고 또다른 규제가 생기면서 점점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좁아지게 됩니다. 실검 서비스가 문을 닫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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