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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경제학]①1천만 관객영화 100편 매출과 맞먹어

  • 2020.02.25(화) 16:59

엔씨소프트, 관련 IP 누적매출 10조원
잘키운 게임 IP, 20년 넘게 매출 효자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온라인PC게임 '리니지'는 22년이 된 지금도 국내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 '리니지2M'까지 다시 한번 리니지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리니지가 오랫동안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즐길거리'만 충족하는 게임이 아닌 리니지 세상 속에 사회, 문화, 경제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니지'라는 세상이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파생이 가능했다. 비즈니스워치는 리니지를 통해 게임 IP와 게임 비즈니스 모델, 리니지 속의 경제 시스템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한때 엔씨소프트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엔씨소프트가 대표 게임인 '리니지'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리니지 외에도 새로 출시한 게임들이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기존 리니지의 명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게임은 없었다.

하지만 결국 우려를 불식시키듯 엔씨소프트는 다시 리니지 IP로 퀀텀점프 중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 IP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를 키운 리니지

엔씨소프트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안정적 매출을 통해 새로운 게임과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리니지 IP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1998년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와 2003년 '리니지2'를 출시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리니지2 출시 후 약 5년간 엔씨소프트는 연 매출 3000억원 대를 꾸준하게 이어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통해 번 수익을 다시 게임 개발에 투자했다. 리니지를 통한 성장 둔화가 이어질 때쯤인 2008년 아이온과 2012년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 '길드워2'가 출시됐다.

블소와 길드워2가 괜찮은 성과를 냈지만 엔씨소프트를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들어 준 것은 리니지 IP였다.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2017년 단숨에 연 매출 1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리니지 IP의 매출...누적 10조원에 달할듯

이러한 성과를 이룬 리니지IP는 넷마블을 통해 '리니지2레볼루션', 중국 게임사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리니지2:혈맹'에 활용되기도 했다. 리니지는 20주년 기념 '리니지 아트북'으로 탄생하거나 피규어로 만들어졌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12월 리니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피규어로 제작해 판매했다. 1차 온라인 판매 당시 16일만에 15만5000개가 매진됐으며 2016년에도 2차 판매를 진행했다. 이후에도 리니지2 피규어도 출시해 판매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리니지의 누적 매출은 3조7273억원, 리니지2의 누적 매출은 1조9084조원이다. 모바일게임은 리니지만 별도로 발표하지 않지만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매출과 증권사 리포트를 참고했을 때 2조5000억~2조9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 매출은 1조9360억원이다.

이를 다 합치면 리니지 IP가 벌어들이는 규모는 누적으로 약 10조717억~10조4717억원 가량이다.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 매출이 엔씨소프트의 로열티 매출과 넷마블 매출로 동시에 집계되고 리니지 아트북과 피규어 등의 굿즈 매출은 포함되지 않아 오차는 있지만, 리니지 IP를 통해 대략 총 10조원 규모의 매출이 일어났다.

올해 1월 기준 역대 국내 최고 매출액을 달성한 1000만 영화 '극한직업'의 매출액이 1396억원임을 고려해보면, 1000만 영화 100편에 맞먹는 규모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M도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각각 1290억원, 12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리니지 IP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출시 이후 22년째 이어오고 있는 리니지만의 고유 콘텐츠와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게임 속 문화가 리니지의 큰 자산이자 인기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기존 게임뿐 아니라 PC,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리니지 IP의 가치와 재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임 IP의 힘이란

게임 IP의 힘은 비단 엔씨소프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중견 게임사들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 IP 덕분에 국내 게임산업 침체기를 버텨내고 있다. 웹젠의 '뮤'(2001년 출시),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2001년 출시), 엠게임의 '열혈강호'(2004년 출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011년 출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IP를 이을 새로운 IP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2014년 출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2015년 출시)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2017년 출시) 등이 있다. 이들 게임사는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했거나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 콘텐츠는 대부분 게이머들이 게임을 오래 즐길수록 신규 게이머가 따라잡기 힘든 노하우와 아이템 등 게임 내에서의 부가가치가 생산되며 이는 게이머들의 이탈을 막는다. 또한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을수록 IP의 힘도 커진다. 자신이 즐기던 게임 콘텐츠가 다른 유형이나 다른 게임으로 출시되면 게이머들은 게임 경험을 시도하기 마련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만드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한번 만들고 나면 성과는 어느정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사용자들은 게임을 잠시 떠났다가도 편안함 때문에 자신이 즐기던 게임을 다시 찾고 게임사들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한다"면서 "게이머들은 동일한 게임 내에서 친숙한 게임 방식의 새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떠났다가도 다시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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